▲ 파울루 벤투 감독
[스포티비뉴스=신문로, 김도곤 기자] "파주트레이닝센터에 사무실을 만들어달라."

김판곤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서 느낀 진정성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17일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를 4년 간 이끌 새 감독을 발표했다. 전 포르투갈 국가 대표 벤투 감독이다. 그의 코치진도 대거 합류한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가 합류한다. 감독 포함 5명이다.

선임 작업이 40여일 넘게 걸렸다. 많은 후보들을 만났지만 선임 협상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인 감독에게 한국 감독직은 단순 직업이다. 자국 감독이 자국 국가 대표를 맡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다. 따라서 그 외국인 감독이 얼마나 절실한지,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김판곤 위원장에 따르면 벤투 감독의 진정성은 '진짜'다.

다른 후보들의 요구는 확실했다. 많은 돈을 요구했고, '내가 한국에 가야 하냐'라고 한 후보도 있었다.

"내가 유럽의 중심에 있는데, 아시아로 가야한다면 동기부여가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한 후보가 한 말이다. 즉 '내가 이 정도가 되는데 이런 나를 부르려면 많은 돈을 줘야 하지 않겠냐'라는 뜻이다. 이 후보의 대리인은 추후 협회 관계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불렀다고 한다.

"우리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어떤 후보들은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다가도 다른 팀에서 오퍼가 오자 미련 없이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 김판곤 위원장은 "한국은 그들에게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발혔다.

"한국? 손흥민 정도"

어떤 후보는 협회가 보여준 적극성에 집으로 초대해 충분히 응대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김판곤 위원장이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 질문하자 "잘 모른다. 손흥민 정도"라고 말한 뒤 멋쩍게 웃었다고 한다. 한참을 더 생각한 후 "기성용"이라고 답했다. 또 50대 초반의 젋은 나이에 가족들과 떨어지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도 없고 유럽을 떠나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의 대리인은 협회에 "줄 수 있는 최대치가 얼마냐"라고 물었오 협회가 "이 정도다"라고 답하자 그 정도로는 어림 없다면 고개를 저었다.

▲ 질문을 경청하는 김판곤 위원장 ⓒ 곽혜미 기자
하지만 벤투 감독은 달랐다. 최근 하락세를 타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자료, 영상 자료 등을 바로바로 제출했고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세부 협상에서도 의지를 드러냈다. 벤투와 코치진이 요구한 것은 다름 아닌 '파주 사무실'이다.

벤투 감독과 그의 코치진은 "파주에 사무실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판곤 위원장이 이유를 묻자 "일을 매일 해야한다"라고 답했다. 또 "4년 후면 지금 연령별 대표 선수들이 성인 대표 선수 나이가 된다. 그러면 그들의 경기는 물론이고 훈련도 봐야하지 않겠나"고 답했다. 돈을 요구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확실히 진정성을 보였다.

결국 이 진정성이 김판곤 위원장을 비롯한 협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판곤 위원장은 이 정도 커리어의 감독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데 "와이 낫(왜 아니겠어)이다"라고 했다.

김판곤 위원장에 따르면 진정성 하나는 확실히 보여준 벤투 감독이다. 이제 실력으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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