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 한체대, 세계 랭킹 25위)이 세계 랭킹 3위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의 벽을 넘지 못하며 웨스턴 앤 서던 오픈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정현은 1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1000시리즈 웨스턴 앤 서던 오픈 단식 2회전에서 델 포트로에 세트스코어 0-2(2-6 3-6)로 졌다.

애초 이 경기는 16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나기가 내리며 17일로 연기됐다. 이날도 비가 쏟아지며 경기 시간은 지연됐다. 예정 시간보다 2시간 이후 열린 경기는 5분도 되지 않아 비로 중단됐다.

경기는 약 40여분 미뤄졌다. 간신히 재개된 경기에서 정현은 델 포트로의 강한 서브와 공격력을 막아내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정현은 15일 열린 1회전에서 잭 소크(미국, 세계 랭킹 20위)를 세트스코어 2-1(2-6, 6-1, 6-2)로 이겼다.

정현은 지난 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로저스 컵 1회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랭킹 10위)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그는 1회전을 통과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정현은 부상을 털고 코트에 나섰지만 들쑥날쑥한 날씨에 경기 리듬을 잃었다. 반면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델 포트로는 날씨에 상관 없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두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처음 맞붙었다. 정현은 그동안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랭킹 10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랭킹 4위) 등 상위 랭커들과 경기를 치렀다.

지난 1월 호주 오픈에서 즈베레프와 조코비치를 잡았던 정현은 다시 한번 이변에 도전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이번 대회 일정을 마감했다.

▲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 ⓒ Gettyimages

아르헨티나의 테니스 영웅인 델 포트로는 2009년 US오픈에서 우승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개인 통산 ATP 22승을 거둔 강자다.

특히 델 포트로는 2016년 조국 아르헨티나에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 컵 우승 컵을 안겼다. 올해 상승세를 타며 세계 랭킹 3위까지 뛰어 오른 델 포트로는 정현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1세트에서 델 포트로는 내리 4게임을 이기며 4-0으로 앞서갔다. 위력적인 서브를 앞세운 델 포트로는 정현이 그라운드 스트로크 싸움으로 이끌기 전에 점수를 뽑았다. 반면 정현은 1세트 초반 실책이 쏟아지며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정현은 2-4로 뒤늦게 추격했다. 그러나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2-6으로 1세트를 내줬다.

반격에 나선 정현은 2세트에서 먼저 브레이크하며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정현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델 포트로의 공격력은 다시 살아났고 정현의 수비와 리턴은 흔들렸다. 델 포트로는 공격력은 물론 리턴도 예리했다. 상대 게임을 좀처럼 브레이크하지 못한 정현은 내리 5게임을 내줬다. 

5-2로 전세를 뒤집은 델 포트로는 승기를 잡았다. 결국 델 포트로가 9번째 게임을 지키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델 포트로는 서브 에이스가 9개나 나왔지만 정현은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서브와 공격력에서 밀린 정현은 상위 랭커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정현은 다음 주 열리는 ATP 투어 250시리즈 윈스턴-샬렘 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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