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호가 다시 한번 포효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반둥(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로테이션으로 선수 구성에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김학범호가 두 번째 승리를 노린다.

한국은 17일 밤 9시(한국 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리그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나란히 승점 3점을 쌓고 있고 한국(+6)이 골득실에서 앞서 1위, 말레이시아(+2)가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말레이시아 경기에 앞서 벌어지는 키르기스스탄과 바레인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이 승리하면 자력으로 16강을 확정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말레이시아전은 승리와 함께 내용도 잡아야 한다. '공격적 스리백'을 기반으로 승리를 적극적으로 노리는 경기 운영을 완숙하게 다듬어야 한다. 

◆ 로테이션 예상, 전체 선수 운영 가늠할 기회

말레이시아전에서 김학범 감독은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바레인전 뒤 고작 하루를 쉬고 말레이시아전을 치른다. 회복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김 감독은 빡빡한 일정은 "로테이션을 가동해 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1차전 벤치에서 대기했던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 들 것이다. 필드 플레이어 18명 가운데 김정민, 이시영, 이진현, 정태욱, 그리고 손흥민이 아예 출전을 하지 않은 선수다. 이 선수들에 더해 바레인전에서 후반전 출전했던 황희찬, 이승우, 김건웅 중에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로테이션을 하면서도 플랜A의 완성도는 유지·보완해야 한다. 한국의 목표는 16강 진출이 아닌 금메달. 말레이시아전을 포함해 16일 동안 6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로테이션은 피할 수 없고 그 와중에 일정 이상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아직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을 직접 확인하고 점검해야 결승까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전은 당장의 승리는 물론이고, 앞을 위해 중요한 한판이다.

▲ 바레인전에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이 말레이시아전에 대거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말레이시아전서 입증해야 할 완성도

말레이시아는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나름대로 정비된 경기력을 뽐냈다. 스리백을 중심으로 수비에 무게를 뒀고, 압둘 라시드(18번)와 라시드(11번)의 발재간과 속도를 살린 역습도 짜임새가 있었다. 공을 점유했을 땐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스리백이 침착하게 빌드업을 했다. 단 신체 조건이 좋지 않아 높이가 부족한 것은 약점이다.

전술적 완성도를 높일 좋은 기회다. 우선 밀집 수비를 깨뜨릴 수 있는 공격 전술을 가다듬어야 한다. 바레인전에선 윙백들이 공격에 가담해 경기장을 좌우로 폭넓게 사용하면서, 중앙에선 수비 뒤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바레인전에선 나오지 않았던 코너킥 득점이나 크로스에 이은 등 높이를 살린 공격도 활용해볼 기회다. 

수비적으론 바레인전과 마찬가지로 역습 대비를 다시 한번 시험받는다. 바레인전에선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면서 바레인의 공격 자체를 차단했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 역시 전반전 거의 완벽한 수비를 펼쳤다.

리드를 잡는다면 전술적 실험을 이어 갈 수도 있다. 김 감독은 바레인전 후반 중반 일부러 공을 돌릴 수 있도록 여유를 줬다. 바레인이 공을 잡고 공격적으로 올라오면, 공을 빼앗은 뒤 빨리 뒤를 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실전에서 전술 연습을 한 것. 말레이시아전에서도 리드를 잡는다면 다시 한번 시도할 수 있다. 다만 바레인전에선 체력 저하와 숙련도 문제로 제대로 되지 않아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완성도 높은 역습 전술을 구사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

▲ "UFO가 나타났나" 조현우, 껑충 뛰어올라 선방 ⓒ연합뉴스

◆ '다득점, 무실점' 좋은 흐름 이어 갈까

바레인전은 6득점, 무실점으로 완벽한 결과를 냈다. 수치에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다득점-무실점' 경기는 분명 자신감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선수들의 목소리도 비슷하다. 수비수 김민재는 "생각했던 것보다 골도 많이 나고, 첫 스타트부터 잘 끊어서 (앞으로도)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키퍼 조현우도 "월드컵이든, 아시아네임이든 공이 날라오는 건 똑같다고 생각했다. 다음 경기도 무실점 승리와 함께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결승까진 긴 여정이다. 분명히 고비가 올 수 있다.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언제든 골이 터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위기도 넘길 수 있다. 바레인전으로 시작된 좋은 분위기를 말레이시아전까지 이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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