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농구 대표 팀이 개최국 인도네시아를 큰 점수 차로 제압했다 ⓒ 연합뉴스
▲ 인도네시아전에서 보여준 라건아의 골밑 존재감은 압권이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정신 차리라고. 아직 경기 끝난 거 아니잖아.”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A조 예선 경기. 3쿼터 2분 54초에 허재 한국 농구 대표 팀 감독이 타임아웃을 부른다. 한국이 58-39로 인도네시아에 20점 차 가까이 크게 앞서있는 상황. 하지만 허재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경기를 해야 할 것 아냐. 점수랑 상관없이 경기를 해야지. 정신 차리라고. 지금 경기가 끝난 게 아니잖아. 내가 시작할 때 뭐라고 했어. 첫 경기부터 강하게 나가야한다고 했잖아.”

이후 한국은 연속 5점을 넣으며 인도네시아와 격차를 더 벌렸다. 사실상 승기가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개최국 인도네시아에 104-65 대승을 거뒀다. 라건아가 30득점 19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김선형은 13득점 7어시스트, 전준범이 3점슛 4개 포함 13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시종일관 앞서있는데도 허재 감독이 타임아웃을 통해 선수들에게 큰 소리를 친 건 이유가 있었다. 이날 상대한 인도네시아는 한국이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에서 연장 접전 끝에 간신히 이긴(92-86) 상대였다. 한국(33위)과 인도네시아(103위)의 세계랭킹을 생각하면 졸전이나 다름없는 경기였다.

실제로 이날 전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인도네시아가 지역방어를 꺼내며 외곽공격이 헐거워졌지만 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지역방어를 서다가 인도네시아에 3점포를 얻어맞았다. 라건아가 골밑을 완벽히 장악하며 앞서갔지만 결코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또 하나는 대회 첫 경기라는 중요성이다. 한국은 앞으로 몽골과 태국을 만난다. 두 팀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팀들이다. 인도네시아전에서 완승을 거두면 기세를 타며 손쉽게 3전 전승으로 A조 1위에 오를 수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에게 예상 외로 고전한다면 몽골, 태국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전 대승으로 이번 대회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긴 이르다.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이란, 필리핀, 중국과는 아직 붙어보지도 않았다. 허재 감독 역시 경기 후 "조별 리그에서 주전 선수를 위주로 뛰게 하며 8강과 4강전 등에서 어떻게 할지 생각하겠다"라고 조별 리그 이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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