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박신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사실 그날 커브를 한 개도 안 던졌어요(웃음). 주 무기는 슬라이더예요."

박신지(19, 두산 베어스)는 지난 1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9-12로 끌려가던 8회 구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두산이 11-12로 석패하면서 데뷔 첫 승과 인연은 없었다. 

투구 분석표를 보면 박신지는 커브 18개, 직구 12개, 포크볼 2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박신지는 "그날 직구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양의지 선배님이 리드해 주신 대로 던지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커브를 던지는 비결을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박신지는 "커브가 아니라 사실 슬라이더를 던졌다. 밑으로 떨어지는 궤적이다 보니까 커브로 보시는 분들이 많다. 슬라이더를 세게, 천천히 조절하면서 던지고 있다"고 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커브로 분석된 구속이 최고 130km, 최저 123km가 나왔다. 커브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빨랐다. 

▲ 두산 베어스 박신지 ⓒ 두산 베어스
익숙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신지는 "고등학교 때부터 나는 슬라이더라고 생각하고 던졌다. 그런데 커브로 보인다는 분들이 많았다. 나는 커브를 한 개도 안 던지고 다 슬라이더만 던졌는데, (투구 분석표에) 커브를 던졌다고 나오니까 신기하긴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열아홉 살 신인 박신지는 주 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지친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자기가 갖고 있는 걸 다 보여주는 거 같다. 9월에 제대 선수들이 있어서 계속 1군에 둘지는 조금 더 봐야 한다. 지금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자기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 보여주고, 경험을 쌓으면서 한 단계씩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박신지는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고, 잘 던지고 싶다. 지금은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던지려 한다. 기죽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신인답게 씩씩하게 던지려 하고 있다. 상황에 맞게 당황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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