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지 ⓒ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보령, 조영준 기자] "저 같이 벤치에만 있었던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이걸 깨고 나가야 동료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최은지(25)가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뒤 '제2의 배구 인생'을 열었다. KGC인삼공사는 12일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년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 프로 배구 대회 결승전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GS칼텍스를 3-2(25-27 25-22 25-27 31-29 16-1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배구 명문 진주 선명여고를 졸업한 최은지는 2010년 IBK기업은행에 입단했다. 그는 강팀 IBK기업은행의 맴버였지만 쟁쟁한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주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에서 우승의 짜릿한 경험도 해봤지만 주전으로 나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은 드물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올해 5월에는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프로에 입단한 뒤 세 번째 소속 팀이 된 KGC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은 최은지는 이번 컵 대회에서 MVP로 선정됐다.

결승전에서 최은지는 두 팀 최다인 32점을 올렸다. 프로 입단 이후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이었다. 이번 대회 내내 그는 KGC인삼공사의 해결사로 활약했다.

경기를 마친 최은지는 "저 같이 벤치에만 있었던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명여고 시절 그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뽑힐 만큼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는 물론 김희진 박정아가 버티고 있었던 IBK기업은행에서는 주전으로 나설 기회가 드물었다.

▲ 최은지 ⓒ KOVO 제공

최은지는 "IBK기업은행에서는 주전 선수가 아니었고 어릴 때라 빨리 포기할 때가 많았다. 그때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 언니들이 언젠가는 꼭 빛을 볼거라며 격려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시절, 최은지에게 희망을 준 이는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이었다. 최은지는 "(서남원) 감독님이 먼저 저에게 전화를 주셨다. '우리 팀에서 해보자'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제의도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우리 팀에 오면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려고 한다. 뒤에서 노는 사람 없이 훈련도 하고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해준다"며 "개인적으로 6~7명 만 믿고 가는 스타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은지는 서 감독이 준 기회를 이번 대회에서 잡았다. 서 감독은 "정규 리그에서 최은지는 알레나와 우리 팀 공격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지는 "정규 리그에서도 잘하고 싶다. 외국인 선수와 잘하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에도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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