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 로하스 주니어와 세리머니하고 있는 황재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만루에선 잘해야 본전입니다. 죽으면 욕이 어마어마하잖아요." 한 국내 타자의 말이다. 10일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홈런 1277개가 나왔는데 이 가운데 만루 홈런은 31개다. 솔로 홈런이 672개로 절반을 넘었으니 누상에 주자가 하나 둘 쌓일 때 타자들이 받는 압박감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32번째 만루홈런은 10일 KT 외야수 오태곤의 손에서 나왔다. 오태곤의 데뷔 첫 만루홈런. 흥미로운 점은 32개 가운데 8개가 KT 타자들이 때렸다는 사실이다.

KT는 팀 홈런이 152개로 리그 2위인데, 팀 득점은 540점으로 리그 9위일 만큼 응집력이 썩 좋지 않다. 그러나 만루에선 다르다. 만루에서 장타율이 0.645로 리그 1위, 타율은 0.311로 3위다. 로하스는 만루에서 특히 강하다. 5차례 기회에서 타율 0.750, 출루율 0.800, 장타율 2.250이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찍었다. 박경수는 만루에서 4타수 4안타로 모두 살아나갔고 이해창과 윤석민은 타율 5할을 기록했다.

박경수는 "타격 코치님이 만루에서 갖다 대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하는 것을 주문한다. 올해 성적이 좋은 게 그런 이유인 것 같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자신있게 휘두르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KT 만큼 만루에서 강하다. 만루 홈런이 7개로 KT에 이어 2위다. 채태인이 홀로 만루 홈런 3개를 쳤다. SK가 5개, LG와 한화가 나란히 3개씩 기록했다.

반대로 원조 홈런왕 박병호를 데려온 넥센은 특이하게도 올 시즌 만루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다. NC와 삼성도 각각 1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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