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EST와 경기에서 사파이크하는 최은지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보령, 조영준 기자] 컵 대회는 정규 리그를 준비하는 과정이자 단기전의 강자를 가리는 무대다. 또 리그에서 코트에 서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리그를 앞두고 팀 전력을 점검하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5일부터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에서는 2018년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 프로 배구 대회가 진행 중이다. 이번 대회는 오는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표 선수들이 빠졌다. 외국인 선수들도 뛰지 않는다.

팀 주전 선수 몇 명이 빠진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이 코트에 나선다. KGC인삼공사, GS칼텍스, 태국 EST가 속한 A조는 4강 진출 팀이 결정됐다. 알레나 버그스마(28, 미국)가 빠진 KGC인삼공사는 늘 약체로 여겨졌다. 그러나 끈끈한 조직력과 뒷심을 발휘하며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했다.

GS칼텍스는 2승 1패로 조 2위를 차지했다. 두 팀은 A조에서 4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강호 IBK기업은행은 1승 2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초청 팀 자격으로 출전한 태국 EST는 3전 전패로 A조 최하위에 그쳤다.

KGC인삼공사는 알레나가 없으면 안 된다는 편견을 이겨냈다. 특히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은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는 뒷심을 보여줬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겨우겨우 여기까지 왔다. 쉬운 팀도 없고 컵 대회는 이 선수들(주전 선수 몇 명이 빠진 팀)이 하는 대회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해서 이기다 보니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알레나가 빠진 KGC인삼공사에서 해결사로 나선 이는 최은지(26)다. 그는 매 경기 팀 최다 득점을 올리며 3연승을 이끌었다. 서 감독은 "최은지는 수비도 나쁘지 않다. 리그 때는 레프트(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GC인삼공사는 3연승을 거뒀지만 매 경기 범실이 많았다. GS칼텍스와 경기에서는 팀 범실이 26개, IBK기업은행 전에서는 24개, EST와 치른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범실이 27개가 나왔다.

서 감독은 "리그를 앞두고 조직력을 가다듬으면 범실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리 팀은 범실이 많다.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경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을 원하다 보니 범실이 나오지만 도망가는 플레이는 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조직력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서 감독의 의지다. 최은지는 물론 채선아(26) 지민경(20) 등이 선전한 KGC인삼공사는 국가 대표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는 컵 대회에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 표승주 ⓒ KOVO 제공

GS칼텍스는 팀의 대들보인 이소영(24)이 부활했다. 그는 지난해 대표 팀 훈련 도중 무릎 부상을 입었다.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던 그는 지난 1월 2017~2018 시즌 V리그 무대에 복귀했지만 예전의 파워 넘치는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컵 대회에서는 제 기량을 회복했다. GS칼텍스는 9일 열린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3-25 25-17 25-18)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이소영은 두 팀 최다인 26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는 컵 대회에서 그는 해결사 소임을 톡톡히 해냈다.

GS칼텍스는 주 공격수인 강소휘(21)가 대표 팀에 차출됐다. 비록 강소휘가 빠졌지만 이소영은 물론 표승주(26)도 버티고 있다. 이소영과 표승주는 47점을 합작하며 강소휘가 빠진 빈 자리를 극복해냈다.

IBK기업은행은 팀의 두 기둥인 미들 블로커 김수지(31)와 김희진(27)이 빠졌다. 이들이 없는 가운데 2년 만에 코트에 돌아온 백목화(29)는 고군분투했다. GS칼텍스와 경기에서 백목화는 팀 최다인 16점을 올렸다. 그러나 기대했던 고예림(24)이 부진했다. 고예림은 10점을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은 26.4%에 그쳤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조별리그 1, 2차전을 하면서 선수들이 지쳤다. (고)예림이는 마지막을 못 버텨냈는데 이것은 선수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며 "자기 페이스가 100%가 나오지 않으면 70~80%는 해내야 하는데 선수로서 견딜 수 있는 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 흥국생명의 김미연(가운데) 이한비(왼쪽) 조송화 ⓒ KOVO 제공

B조에서는 이재영(22)이 빠진 흥국생명이 2연승을 거두며 준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미연이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이 4강 진출을 결정한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은 10일 열리는 B조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4강 진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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