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해 한국 수영 선수로는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올랐다. ⓒ한희재 기자

한국에서 3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4년마다 돌아오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 해인 올해 또 하나의 국제 종합 경가 대회는 제18회 하계 아시아경기대회다. 이번 대회는 1962년 제4회 대회(자카르타) 이후 56년 만에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서는 40개 종목에서 462개의 금메달을 놓고 우정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은 1951년 뉴델리에서 열린 제1회 대회는 한국전쟁 와중에 불참했지만 1954년 제2회 마닐라 대회부터 꾸준히 출전하며 아시아의 스포츠 강국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출전사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2006년 12월 1일부터 16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경기대회는 한국 스포츠에 환한 빛을 비췄는가 하면 한편으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대회였다.

국제 종합 경기 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여성 스포츠인인 정현숙을 단장으로 내세워 39개 종목 가운데 37개 종목에 832명(선수 645 임원 18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한국은 금메달 58개와 은메달 53개, 동메달 82개로 19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순위 2위에 오르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1위 중국(금 165 은 88 동 63)에 비해 금메달 숫자가 3분의 1에 불과한 데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최소 금메달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베이징 대회에서 5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는 63개, 1998년 방콕 대회에서는 65개 그리고 2002년 부산에서 벌어졌던 14회 대회에서는 96개의 금메달을 일궈 낸 바 있다.

한국으로서는 라이벌 일본이 메달박스인 육상에서 중국에 밀리며 부진해 금메달 50개와 은메달 71개, 동메달 77개에 그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한국은 육상에서 남자 창던지기 박재명의 유일한 금메달을 비롯해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었지만 금메달 12~13개를 기대했던 일본에 비하면 충격의 강도는 훨씬 약했다. 일본은 전통의 강세 종목인 수영에서 중국과 같은 16개의 금메달을 따고도 45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에서 5개를 얻는데 그쳐 중국이 베이징 대회의 183개를 제외하고 외국에서 열린 대회 가운데 최다인 165개의 금메달을 양산하는 데 톡톡히 기여한 셈이 됐다.

중국이 쓸어 담은 금메달 165개는 2위 한국과 3위 일본, 4위 카자흐스탄(23개), 5위 태국(13개), 6위 이란(11개), 7위 우즈베키스탄(11개)의 금메달을 합한 숫자(166개)에 1개가 적었다.

육상에서는 부진했지만 도하 대회에서 얻은 성과도 많았다.

성과 가운데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박태환의 등장이다. 박태환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7초12의 한국 신기록이자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자유형 400m와 1500m를 잇따라 석권해 3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자유형 100m에서 50초02의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추가한 뒤 계영 400m, 혼계영 400m, 계영 800m 등 계영 3개 종목에서 동메달 획득의 견인차가 돼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의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45개국 1만2,00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최우수 선수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 수영 선수의 아시아경기대회 3관왕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최윤희(여자 배영 100m∙200m, 개인혼영 200m 금메달) 이후 24년 만이고 MVP는 1986년 서울 대회 유남규(탁구 남자 단식, 단체전 금메달) 이후 20년 만이었다.

남자 사이클의 간판스타 장선재가 포인트레이스와 4km 개인 추발, 4km 단체 추발 등에서 우승해 3관왕이 됐고 태권도는 남녀 8체급씩 16체급 가운데 9체급을 석권해 메달 레이스에 일등 공신이 됐으며 양궁과 골프는 각각 남녀 4개 세부 종목을 휩쓰는 강세를 보였다.

여자 핸드볼은 서아시아 나라들에 대한 편파 판정의 불리 속에서도 카자흐스탄을 29-22로 완파하고 5연속 우승했고 남자 하키는 결승전에서 중국을 3-1로 꺾어 4년 전 부산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했다.

요트 470급에서 3연속 우승을 이룬 김대영-정성안 조, 레슬링 자유형 66kg급에서 2연패를 이룬 백진국, ‘한판승의 사나이’로 이미지를 굳힌 유도의 이원희, 남자 조정에서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신은철 등도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종합 순위 2위를 지키는 데 이바지했다.

이 대회에서는 승마 종합마술에 출전한 김형칠이 경기 도중 낙마하면서 숨지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

카자흐스탄(금 23 은 19 동 43)이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2연속 4위에 오른 가운데 북한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16개로 종합 순위 16위에 그쳤다. 바레인, 홍콩보다 뒤진 성적이었다. 북한이 종합 순위 10위 밖으로 밀린 건 1974년 테헤란 대회에 첫 출전 이후 처음이었다.

북한은 1974년 테헤란 대회 5위에 이어 1978년 방콕 대회와 1982년 뉴델리 대회 4위, 1990년 베이징 대회 4위 등으로 수준급 경기력을 유지했으나 1998년 방콕 대회에서 8위, 2002년 부산 대회에서는 9위로 밀리더니 이 대회에서 대회 출전 사상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북한은 1986년 서울 대회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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