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렌시아 1군 프리시즌에 잠재력을 인정 받은 이강인 ⓒ발렌시아CF
▲ 유럽 빅클럽의 성인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한 이강인 ⓒ발렌시아CF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조르디와 이강인은 아주 어린 선수들이다. 클럽에서 미래는 물론 현재도 아주 기대하고 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CF 감독은 2018-19시즌을 준비하는 투어 경기에서 유소년 팀에서 올라온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아카데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발렌시아는, 실제로 카를로스 솔레르와 토니 라토가 지난 2017-18시즌 1군의 주력 선수로 자리잡았고, 뒤를 이을 선수들을 찾고 있다.

2018-19시즌에는 2017-18시즌 1차 검증을 마친 만 18세 미드필더 페란 토레스가 1군 팀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페란을 보면 종종 그가 겨우 만 18세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고 했다. 페란은 바이아웃 1억 유로에 재계약한 스페인 청소년 대표 윙어다. 2018-19시즌 발렌시아 1군 25인 엔트리 포함이 확실시 된다.

한국 팬들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이강인의 발렌시아 공식 1군 데뷔 가능성이다. 프리시즌 1군 경기에 네 차례 교체 출전하며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겨우 만 17세의 나이. 발렌시아는 바이아웃 8,000만 유로에 재계약하며 기대를 보냈다. 2018-19시즌은 프로 2군 팀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뛴다. 유소년 딱지를 완전히 뗀다. 2군에서 뛰다 1군 경기 진입을 도모한다.

▲ 발렌시아 2018년 여름 투어 5경기 출전표 ⓒ김종래 디자이너


◆ 프리시즌 5경기에 뛴 27명, 출전 현황으로 본 1군 전망

발렌시아는 스위스과 네덜란드, 잉글랜드 투어를 마쳤다. 바이엘04레버쿠젠과 12일 출정식 경기 이후 19일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라리가 개막전을 치른다. 시즌 개막 준비를 위한 전지 훈련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이다. 

발렌시아는 투어 기간 총 5경기를 치렀다. 갈라타사라이(2-1 승), 로잔스포르(0-0 무), PSV에인트호번(2-1 승), 레스터시티(1-1 무), 에버턴(3-2 승)을 상대하며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 5경기에 총 27명의 선수를 기용했다. 프랑스 미드필더 프란시스 코클랭이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초반 일정 두 경기에 선발로 뛴 나초 힐은 코르도바로 임대 이적을 떠났다.

잉글랜드 투어에 참가한 선수는 22명. 이강인은 현 시점의 선수단 기준으로 2018-19시즌 1군 경기에 뛸 수 있는 25명 안에 든다. 지난 5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출전 현황을 보면, 이강인은 선발 출전은 한 차례도 없었지만 훈련 합류 이후 치른 4경기에 모두 교체로 출전하며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프리시즌 출전표가 곧 주전 경쟁에서의 우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컨디션에 따라 출전 시간이 배분됐고,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경우 점검과 적응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이 부여됐을 수 있다.

골키퍼 포지션의 경우 자우마 도메네크와 네토가 나란히 2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3경기를 교체로 뛰었다. 리베로가 가장 비중이 적었던 로잔스포르와 경기에 선발 기회를 받았고, 그에 앞서 갈라타사라이전에 교체로 뛰었다. 기존 주전 골키퍼인 도메네크가 2018-19시즌에도 넘버원 수문장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수비 라인은 새로 합류해 에버턴전에 호드리구의 골을 어시스트한 피치니가 주전 라이트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마르틴 몬토야는 5경기에 모두 뛰었으나 선발 출전은 없었다. 

센터백 포지션은 5경기를 모두 뛰며 선발로 세 차례 나선 후벤 베주가 베테랑 에세키엘 가라이,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헤이손 무리요, 새로 영입한 무크타르 디아카비와 조합을 맞춘다. 베주는 라이트백 포지션도 커버할 수 있다.

레프트백 포지션은 센테예스가 갈라타사라이와 첫 경기에 한 차례 선발로 뛴 이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호세 가야가 세 차례 선발, 두 차례 교체로 뛴 주전이다. 라토는 5경기에 모두 뛰었지만 선발 출전은 레스터시티전 한 차례뿐이었다.

중앙 미드필더는 주장 다니 파레호(3선발, 2교체)와 완전 영입한 조프리 콘도그비아(4선발)가 주전이다. 새로 영입한 세르비아 출신의 장신 미드필더 우로스 라치치(1선발, 2교체)가 로테이션 자원이다. 상황에 따라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고 공격을 이끌 다니엘 바스가 가운데 기용될 수 있다.

임대에서 돌아온 알바로 메드란(2선발, 2교체)은 바스와 마찬가지로 중앙과 왼쪽 측면에 모두 배치될 수 있다. 

▲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강인이 미래인 동시에 현재라고 했다 ⓒ발렌시아CF


◆ 이강인의 자리는 왼쪽 날개, 추가 영입 없다면 3옵션 도전 가능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는 카를로스 솔레르가 경쟁에서 앞서있다. 5경기에 모두 뛰며 세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기대를 모으는 신성 페란 토레스(2선발, 3교체)는 좌우 측면을 오가며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인은 선발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왼쪽 측면에 기용되었던 나초 힐이 떠나면서 기회의 문이 열렸다. 사실 이 자리는 2017-18시즌에 임대 선수로 맹활약한 곤살루 게디스가 떠나며 숙제가 된 포지션이다. 바스가 대체 선수로 낙점 받았다. 로테이션 자원으로 페란 토레스가 뛰더라도, 세 번째 옵션이 필요하다. 이 자리를 이강인이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이강인 합류 전 갈라타사라이전에 교체로 뛴 알렉스 블랑코는 이후 기회가 없었다. 2002년 2월생으로 이강인 보다 어린 조르디 에스코바르는 두 차례 선발, 세 차례 교체 출전했는데, 투톱 중 한 자리에 적합한 9번 공격수다. 이강인의 경쟁 상대라기 보다 장차 함께 발렌시아 공격을 이끌 선수다.

이강인은 로잔스포르와 경기에서는 투톱 중 한 자리로 뛰었다. 현실적으로 이 자리에는 경쟁력이 없다. 시모네 차차(2선발, 3교체)와 산티 미나(3선발, 2교체), 호드리구 모레누(3선발, 1교체)가 조합을 맞춘다. 앞서 언급한 조르디 에스코바르가 추가 영입이 없을 경우 네 번째 옵션으로 종종 1군 팀의 호출을 받을 수 있다.

바스가 버티고 있고, 페란 토레스의 존재에 솔레르와 메드란도 넘어올 수 있지만, 주 포지션이 아니다. 메드란은 이적 시장의 문이 닫히기 전에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할 팀으로 떠날 수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강인이 프리시즌 스쿼드에서는 왼쪽 날개 포지션에서 최소한 3옵션이다. 다만 발렌시아가 이 포지션에 잔여 기간 선수 영입을 진행할 경우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발렌시아가 페란 토레스와 이강인에 보내고 있는 기대의 크기를 생각하면 외부 선수를 영입하기 보다 바스를 중심 선수로 두고 유스 출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강인은 최소한 코파델레이 첫 일정에 1군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고, 시즌 내 라리가 데뷔전을 갖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최종 판단은 마르셀리노 감독의 몫이다. 이강인의 지난 4경기를 기반으로 바이엘04레버쿠젠까지 기회를 줄지, 이를 통해 공식 1군 경기에 얼마나 활용하며 성장의 토대를 만들지 결정한다. 로잔스포르와 경기에서 이강인은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고, 이름 있는 팀들과 이어진 경기에서도 1군 팀의 흐름에 무난히 녹아 들며 자신의 기술을 펼쳤다.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미래를 기대하고 있는 선수지만, 아주 먼 미래가 아니다. 현재이기도 하다. 당장 1군 경기에 투입시키며 미래를 현실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시즌을 치르며 발생할 수 있는 부상과 징계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이강인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그 기회를 또 다른 기회로 연결하는 것은 이강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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