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기 패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웸블리 스타디움에 가서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경기를 볼 겁니다. 피시 앤 칩스를 먹으면서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은 끝났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데이비드 베컴의 내기는 남았다. 내기에서 진 '스웨덴 축구 스타' 즐라탄은 20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공영 방송 BBC에 씁쓸한 표정으로 내기 패배를 재차 인정했다. 약속은 이행할 것이라 했다. 다만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세기의 내기는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8강 맞대결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성사됐다. 즐라탄이 이브라히모비치가 먼저 파리 생제르맹 FC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베컴을 소환한 게 그 시작이었다.

"저기, 베컴! 만약에 잉글랜드가 이기면 네가 원하는 세계 어디에서 든지 내가 저녁 식사를 대접할게. 하지만 스웨덴이 이기면 넌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이케아(스웨덴 유명 가구 브랜드)에서 사주는 거야. 오케이?"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즐라탄 SNS
▲ 베컴은 화답했다. ⓒ베컴 SNS

베컴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유니폼을 즐라탄에게 입히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만약에 스웨덴이 이기면 네가 새 LA집에 필요한 건 뭐든지 내가 개인적으로 이케아에서 사줄게. 하지만 잉글랜드가 이기면, 난 너와 함께 웸블리에서 잉글랜드 축구 경기를 보길 원해.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하프타임에 피시앤칩스를 먹으면서 말야!"

두 사람 사이 합의는 빠르게 이뤄졌고 결과는 잉글랜드의 완승, 즉 베컴의 승리로 돌아갔다. 잉글랜드는 지난 7일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러시아 월드컵 8강전에서 스웨덴을 2-0으로 완파하고 4강을 일궈냈다.

베컴의 기세는 등등해졌다. 경기 후 즐라탄에게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힌 것처럼 합성 사진을 올리며 즐라탄을 태그했다. 잠자코 있던 즐라탄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짧고 굵은 메시지를 보냈다. "곧 가겠다. 축하한다"가 다 였다.

▲ 승리 후, 베컴이 먼저 공약 이행을 '압박'했고 즐라탄도 답을 보냈다. ⓒ베컴, 즐라탄 SNS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내기 이슈는 잠잠해지지 않았다. BBC가 내기에 대해 물었고 즐라탄은 착찹한 목소리로 베컴에게 공개 메시지를 보냈다.

"데이비드, 우린 내기를 했고, 내가 졌다. 웸블리에 가서 잉글랜드 경기를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볼게. 피시 앤 칩스도 먹고. 좀 숨 좀 쉬고 차분해질 시간을 줘. 졌지만 괜찮아. 경기가 기대되는군."

즐라탄이 공약을 이행할 경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번이나 내기 패배와 공약 이행을 약속한 만큼 머지 않아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은 즐라탄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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