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권에서 다소 약했던 최형우, 7월 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희재 기자
▲ 최형우가 호쾌한 장타를 날린 뒤 1루로 뛰어나가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희망과 실망의 사이 그 어딘가. 이 남자가 서 있다. KIA 최형우 이야기다.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타율은 3할5푼으로 타고 투저 시즌임을 감안해도 매우 높은 수치다. 팀에서 가장 많은 84경기에 출장해 내구성도 보여줬다. 4할1푼5리의 출루율도 훌륭한 수준이다.

하지만 팀은 아직 그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장타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최형우의 장타율을 5할5푼9리다. 보통의 타자라면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최형우다.

지난 해 26개의 홈런으로 5할7푼6리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KIA로 옮기기 직전 시즌인 2016년엔 31개의 홈런으로 6할5푼1리의 장타율을 기록했었다.

그런 최형우에게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7월 들어 물오른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형우는 7월 들어 3할7푼1리의 고타율에 3개의 홈런(9경기)을 몰아쳤다. 모자랐던 장타율도 7할1푼4리로 훌쩍 끌어올렸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찾아오는 것이 반갑지 않았을 정도의 활약이다.

최형우가 이 페이스를 후반기로 이어가주기만 한다면 KIA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갑자기 마운드 사정이 나아질리 없는 만큼 보다 많은 득점이 필요하다. 그 중심엔 당연히 최형우가 서 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기록도 있다.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이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형우의 7월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은 1.43이다. 자신의 시즌 기록인 0.96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땅볼이 많이 나오면 장타가 될 확률이 그만큼 떨어진다. 메이저리그 통계에서 땅볼이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되는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지금 최형우에게 기대하는 것이 장타라고 한다면 7월의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은 좋은 징조라고 보긴 어렵다.

항간에선 최형우가 주자가 있을 때 보다 없을 때 더 강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풀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주자로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자가 없을 때 최형우는 더욱 장타가 필요한 선수다. 다리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단타로 1루에 나가면 최대 안타 3개가 더 터져야 홈을 밟을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장타로 출루할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형우는 주자 있을 때 3할2푼9리, 주자 없을 때 3할7푼으로 크게 강해졌다.

주목할 것은 주자 없을 때의 장타다. 최형우는 주자 없을 떄 있을 때(12개)와 비슷한 11개의 2루타를 쳤다. 그가 스스로 득점권에 진출하는 비율이 높았음을 뜻한다. 홈런도 10개나 쳤다. 득점 생산성이 절대 낮지 않았음을 뜻한다. 무주자시 장타율 6할4푼9리는 발이 느린 최형우로서는 팀에 힘이 될 수 있는 수치다. 최형우가 테이블 세터인 버나디나(58개) 수준의 득점(51개)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주자 없을 때 장타가 터졌기 때문이다.

주자가 있을 때 조금만 더 힘을 내주기만 한다면 최형우의 팀 공헌도는 단박에 크게 올라갈 수 있다. 그가 모자란 부분을 얼마나 잘 채워주느냐에 달린 문제다. 그의 7월 유주자시 타율은 4할7푼1리나 됐다.

과연 최형우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의 페이스를 유지해낼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해 진다면 KIA는 좀 더 높은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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