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결승전에 맞붙은 한국과 북한. 왼쪽이 한국의 주 공격수 차범근. ⓒ한국축구100년사
▲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나선 한국 대표 팀. 이 멤버가 대부분 서울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1978년 방콕에서 세 번째 열린 제8회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종목에서 한국은 1970년, 역시 방콕에서 벌어진 제6회 대회 이후 8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1차 조별 리그 D조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5-1로 크게 이긴데 이어 쿠웨이트와 일본을 2-0, 3-1로 꺾고 조 1위로 2차 조별 리그에 올랐다. 한국은 2차 조별 리그 2조에서 중국과 말레이시아를 각각 1-0으로 물리친 여세를 몰아 홈그라운드의 태국을 3-1로 완파하고 1차 조별 리그를 포함해 6전 전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이 대회에 앞서 7월에 열린 제22회 메르데카배대회와 9월에 벌어진 제8회 박대통령컵대회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한국의 결승전 상대는 북한이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의 북한은 이 무렵까지도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북한은 1차 조별 리그 B조에서 태국과 버마를 각각 3-0으로 누르고 가볍게 2차 조별 리그에 올랐다. 2차 조별 리그 1조에서는 이라크를 1-0, 인도를 3-1로 꺾고 쿠웨이트와 2-2로 비겨 2승1무, 조 1위로 결승에 나서게 됐다.

이 대회에서 한국과 북한은 1945년 이후 처음으로 국가 대표 팀간 경기를 갖게 됐다. 국가 대표 팀간 경기는 아니지만 분단 이후인 1946년 3월 서울운동장에서 경평전이 벌어져 경성이 2-1, 평양이 3-1로 1승씩 나눠 가진 적은 있었다. 이때만 해도 남북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왕래가 가능했다.

12월 20일 방콕 스타디움에서 맞붙은 한국과 북한은 전·후반 90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연장전까지 치렀으나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970년 제6회 방콕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공동 우승을 했다.

이 대회 축구 공동 금메달 멤버는 김호곤 박성화 이영무 조광래 차범근 허정무 김재한 조영증 김강남 김성남 김희태 조병득 최종덕 홍성호 황재만 박상인 김황호 오석재 김희천 신현호 이강조다.

2차 조별 리그 각 조 2위가 나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중국이 이라크를 1-0으로 누르고 아시안게임 축구 종목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했다.

인도는 1951년 제1회 대회에 1982년 제9회 대회를 자국 수도인 뉴델리에 유치했다.

전 대회 축구 종목에서 북한과 공동 우승했던 한국은 이 대회를 앞두고 브라질의 에스포르테, 미국의 뉴욕 코스모스 등 외국 클럽을 초청해 전력을 다졌다. 그러나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D조 첫 경기에서 예멘을 3-0으로 꺾었으나 이란에 0-1로 진 데 이어 일본에 1-2로 역전패해 1라운드 통과에 실패했다.

D조에서 한국을 떨어뜨리고 8강에 오른 일본과 이란은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각각 0-1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8강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은 북한과 쿠웨이트, 개최국 인도를 1-0으로 누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4강에 오른 가운데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1-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동메달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경기를 하지 않고 차지했다.

북한은 쿠웨이트와 치른 준결승전에서 연장전 끝에 2-3으로 진 뒤 심판진을 폭행해 아시아축구연맹(AFC)로부터 국제 대회 출전 정지 2년 징계를 받았다. 이 징계로 한국이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전신]에 나가게 됐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앞서 ‘4강 신화’를 이뤘다.

1986년 서울 대회에서 한국은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종목 첫 단독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970년 제6회 방콕 대회와 1978년 제8회 방콕 대회 등 두 차례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종목 정상에 올랐으나 각각 버마, 북한과 공동 우승이었다.

한국은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에 앞서 6월 멕시코에서 열린 제13회 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나름대로 선전했고 김정남-김호곤 월드컵 코칭스태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이 대회에 나섰다.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인도를 3-0으로 이긴 뒤 바레인과 0-0으로 비겼으나 중국을 4-2로 꺾고 1라운드를 통과했다. 준준결승에서 난적 이란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금메달로 가는 고비를 넘긴 한국은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가볍게 제치고 결승에 올라 조광래와 변병주의 연속 골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누르고 처음으로 단독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금메달 멤버는 변병주 조병득 조광래 조민국 조영증 최순호 정종수 정용환 허정무 강득수 김주성 김평석 김삼수 김용세 이문영 이태호 노수진 박창선 박경훈 유병옥이다.

이 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쿠웨이트가 인도네시아를 5-0으로 크게 이겼다.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한국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이란에 0-1로 진 뒤 태국을 1-0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고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일본을 3-2로 꺾었으나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졌고 이어 쿠웨이트에 1-2로 져 4위에 그쳤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연장 끝에 태국에 1-2로 져 탈락했다. 이어 2002년 부산대회에서는 대회 직전에 열린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 코칭스태프로 활동한 박항서를 사령탑으로 하고 이운재 이영표 이천수 박지성 등 월드컵 4강 멤버가 가세한 강력한 팀을 꾸려 출전했으나 준결승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졌다.

이 대회 결승에서는 이란이 일본을 2-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한국이 태국을 3-0으로 눌렀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이라크에 0-1로 진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전 끝에 이란에 0-1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 대회 결승에서는 카타르가 이라크를 1-0으로 물리치고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처음으로 축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는 김승규 홍철 김영권 홍정호 구자철 윤빛가람 박주영 김민우 김정우 서정진 윤석영 지동원 김보경 등이 출전했다. 조별 리그 C조 첫 경기에서 리광천에게 결승 골을 내주고 북한에 0-1로 진 한국은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4-0, 3-0으로 물리치고 북한(3승)에 이어 조 2위로 16강이 겨루는 녹아웃 스테이지에 올랐다.

한국은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을 각각 3-0, 3-1로 꺾고 가볍게 4강에 올랐으나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연장전 종료 직전 결승 골을 내줘 또다시 금메달 문턱에서 멈춰 섰다. 한국은 동메달 경전전에서 구자철 박주영 지동원(2골)의 릴레이 골로 껄끄러운 라이벌 이란을 4-3으로 따돌렸다. 박주영 지동원 등 이 대회 동메달리스트가 여럿 나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가 올림픽 동메달리스트가 됐고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2014년 인천 대회 결승에서 한국은 연장 후반 막판 임창우의 결승 골에 힘입어 북한을 1-0으로 꺾고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입을 맞췄다. 이 대회 금메달리스트는 김승규 김진수 김신욱 장현수 이재성 등이다.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종목 메달국은 한국(금메달 4회 은메달 3회 동메달 3회) 이란(금메달 4회 은메달 2회 동메달 1회) 인도(금메달 2회 동메달 1회) 미얀마(옛 버마, 금메달 2회 동메달 1회) 대만(옛 중화민국, 금메달 2회) 북한(금메달 1회 은메달 2회) 일본(금메달 1회 은메달 1회 동메달 2회) 이라크(금메달 1회 은메달 1회 동메달 1회) 카타르(금메달 1회) 우즈베키스탄(금메달 1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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