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대에 활약하며 테니스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세 명의 남자. 왼쪽부터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 Gettyimages

▲ 2018년 윔블던에서 3년 만에 정상에 오른 노박 조코비치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다시 제가 원하는 경기력을 찾을 수 있을지에 좌절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긴 여행이었습니다. 제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기에 이만한 곳은 없었습니다."

노박 조코비치(31, 세르비아, 세계 랭킹 10위)가 부활했다. 그에게 걸맞은 명칭인 '무결점'으로 귀환했다.

조코비치는 15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8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케빈 앤더슨(32, 남아공, 세계 랭킹 5위)을 세트스코어 3-0(6-2 6-2 7-6<3>)으로 이겼다.

조코비치는 2011년 2014년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3년 만에 윔블던 정상을 탈환한 그는 개인 통산 13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조코비치는 2015년 호주오픈과 윔블던 그리고 US오픈에서 모두 정상에 등극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듬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2016년 상반기까지 그는 라파엘 나달(32, 스페인, 세계 랭킹 1위)과 로저 페더러(37, 스위스, 세계 랭킹 2위)를 제치고 독주체제에 들어갔다.

빈틈이 없는 기술과 강인한 체력, 여기에 약점으로 지적된 정신력까지 강해진 그는 '무결점'으로 완성됐다. 2015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조코비치의 상승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지난해 슬럼프에 빠졌고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했다. 지난해 그는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카타르 오픈과 영국 이스트본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다. 시즌 2승을 거뒀지만 그랜드슬램 대회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 2018년 윔블던 준결승전에서 명승부를 펼친 노박 조코비치(뒤)와 라파엘 나달(앞) ⓒ Gettyimages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그는 2회전에서 조기 탈락했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는 준준결승에서 탈락했고 US오픈은 팔꿈치 부상으로 불참했다.

조코비치가 주춤한 사이 페더러와 나달은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갔다. 페더러는 지난해와 올해 호주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또한 지난해 윔블던 정상에 등극하며 그랜드슬램 대회 20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흙신' 나달은 자신의 무대인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에서 11회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해 US오픈까지 정복한 나달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만 17번 정상에 올랐다.

페더러와 나달이 새로운 전성기를 이어갈 때 조코비치는 이들의 그늘에 가려졌다. 올해 호주오픈 16강전에서는 정현(22, 한국체대, 세계 랭킹 22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 경기에서 조코비치는 완쾌하지 못한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다.

이후 조코비치는 부상을 털어내며 조금씩 제 기량을 회복했다. 올해 프랑스오픈 8강에 진출한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 우승했다. 2016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26개월여 만에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조코비치는 준결승전에서 나달을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6-4 3-6 7-6<9> 3-6 10-8)로 물리쳤다. 자존심이 걸린 경기에서 '숙적' 나달을 제친 조코비치는 결승전의 승자가 되며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 2018년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아내 옐레나(왼쪽)와 기념촬영을 한 노박 조코비치 ⓒ Gettyimages

조코비치는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을 비롯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시 내가 원하는 경기력을 찾을 수 있을지에 좌절했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절이 있어서 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말 긴 여행이었다.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기에 이만한 곳(윔블던)은 없다"고 덧붙였다.

조코비치가 윔블던 정상에 오르며 '빅3의 시대'는 다시 막을 올렸다. '빅4'로 불렸던 시절,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앤디 머레이(31, 영국)는 부상으로 이번 윔블던에 출전하지 못했다. 머레이가 부진에 빠졌지만 페더러와 나달 그리고 조코비치가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면서 '새로운 빅3의 시대'가 시작됐다.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페더러가 우승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나달이 정상에 올랐고 윔블던의 주인공은 조코비치가 됐다. 이들은 올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에서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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