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전반기 최고의 수확으로 꼽힌 박치국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팀에서 내 몫이 조금은 커진 거 같아요."

프로 2년째인 사이드암스로 투수 박치국(20, 두산 베어스)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표현을 빌려 "눈 딱 감고 올렸던 투수"에서 믿음직한 셋업맨으로 성장했다. 전반기 47경기 1승 5패 10홀드 3세이브 50⅓이닝 평균자책점 3.22로 호투하며 필승 조로 자리 잡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와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까지 꿈같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박치국은 "지난해는 점수 차가 크거나 지는 상황에 많이 나갔는데, 올해는 팽팽한 상황에서 많이 나갔다. 감독님께 믿음을 드린 거 같다"고 전반기를 되돌아봤다. 

김 감독은 박치국의 급성장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김 감독은 "(박)치국이가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 정도로 잘할 줄 몰랐다. (함)덕주는 그래도 경험이 있는 선수였지만, 치국이는 정말 예상보다 훨씬 잘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전에는 박치국도 필승 조 한 자리를 차지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박치국은 "지난해처럼 올해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원포인트로 나가는 상황만 생각했다. 중요할 때 오른손 타자 한 타석 막는 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고, 결과가 좋으면서 기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두산 베어스 박치국 ⓒ 두산 베어스
이강철 두산 수석 코치는 박치국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으로 '스파르타 등판'을 꼽았다. 이 코치는 "초반엔 사실 불펜에 짜임이 없었다. 그날 구위 좋은 사람이 나갔다. 또 시즌 초반에 거의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그런 상황이 성장의 밑거름이 된 거 같다. 그때는 '긴장만 하지 말고 잘해라' 이런 생각으로 올렸다. 치국이는 늘 자기 공을 던져줬다. 볼이 없고, 그게 가장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제는 편하게 마운드에 올린다. 하나 더, 포스트시즌에 내보내도 크게 긴장하지 않을 거다. 타자와 서로 알아가면서 한번씩 위기가 온다. 치국이도 중간에 위기가 있었는데, 이겨 내더라. 내가 어떻게 타자와 싸울까 수 싸움을 스스로 하기 시작하면 마운드에서 즐기면서 성장한다. 치국이가 정말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쌓이는 믿음만큼 등판 횟수도 늘었다. 사실상 풀타임 첫해인데 이미 50이닝을 넘겼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는 32이닝을 던졌다. 박치국은 "최근에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을 정도로 몸이 힘들긴 했다. 그래서 많이 쉬고 많이 먹었더니 살이 많이 쪘다(웃음). 팔이 아프거나 한 적은 없었다. 3연투도 없었고, 관리를 잘해주신다. 요즘은 다시 컨디션을 되찾아서 문제 없다"고 했다. 

▲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퓨처스 올스타전이 13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박치국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곽혜미 기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즌을 보내면서도 한 가지 걱정이 있다. 박치국은 "너무 어린 나이에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걸 이룬 거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한 시즌 또 한 시즌을 치르면서 더 나은 선수가 돼야 하는데, 한번에 너무 많은 걸 이뤘다는 부담감이었다. 

다음 시즌 걱정은 잠시 미루고 앞만 보기로 했다. 박치국은 당장 8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다녀온 뒤에는 2년 만에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는 "체력 관리가 첫 번째일 거 같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남은 시즌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