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KB스타즈 시절의 김보미. 올 시즌을 앞두고 용인 삼성생명으로 팀을 옮긴 김보미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 W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용인 삼성생명이 큰 변화를 맞았다.

지난 2시즌 간 삼성생명은 엘리사 토마스의 팀이었다. 공격에서 토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그만큼 토마스의 실력이 출중했다. 토마스는 지난 시즌 득점(22.6득점)과 어시스트(5.5개), 리바운드(15.2개), 스틸(3.1)에서 리그 1위에 오르며 최고 외국인선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턴 삼성생명에서 토마스를 볼 수 없게 됐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이 지난 시즌 직후 외국인선수 재계약을 못하도록 제도를 변경한 탓이다. 삼성생명은 한 순간에 에이스를 잃었다.

5시즌 동안 주전 포워드 자리를 지켰던 고아라도 FA(자유계약) 신분으로 이적했다. 고아라는 많은 활동량으로 그동안 삼성생명 수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였다. 토마스와 고아라의 이탈. 분명 삼성생명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어쩔 수 없이 삼성생명은 팀 색깔을 바꿔야 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새 외국인선수로 티아나 호킨스를 뽑았다. 호킨스는 공격보단 수비에 장점이 있는 선수. 임근배 감독은 과거 토마스 의존도에서 벗어나 국내선수의 공격 참여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보미, 최희진, 배혜윤, 김한별 등 고참 선수들과 윤예빈, 이주연, 양인영같은 어린 선수들의 신구조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11일과 12일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펼쳐진 삼성생명과 인도네시아 대표 팀의 경기. 인도네시아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달라진 삼성생명의 경기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와 연습경기에서 삼성생명은 유망주 이주연-윤예빈이 앞선을 맡고 베테랑인 배혜윤-최희진-김보미가 뒤를 받쳤다. 결과는 2경기 모두 삼성생명의 대승(1차전 85-43, 2차전 88-46).

두 차례 연습경기 후 임근배 감독은 “선수층을 두텁게 하려고 한다. 어느 선수가 나가도 자기 몫을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만드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새얼굴 김보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보미가 정신적인 부분에서 정말 잘해준다. 특히 후배들을 잘 다독여주고 있다. 농구를 대하는 생각이 좋고 긍정적이다. 선수한테 가장 필요한 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 삼성생명 부임 후 4번째 시즌을 맞는 임근배 감독 ⓒ WKBL
다가오는 시즌 삼성생명 변화의 열쇠는 김보미(32, 176cm)가 쥐고 있다. 김보미는 이번 여름 청주 KB스타즈에서 삼성생명으로 팀을 옮겼다. 수비와 허슬, 3점슛에 강점이 있어 어느 팀을 가든 반길 선수다. 수비를 강조하는 임근배 감독의 농구 색깔과도 잘 맞는다.

김보미는 인도네시아와 1차전에서 3점슛 6개 포함 20점을 올렸다. 2차전에도 3점슛 6개를 넣는 등 18점으로 활약했다. 두 경기 모두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김보미는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상대가 날 잘 모르니까 슛 찬스가 많이 났다. 사실 마음에 안 든 부분이 많았다. 연습경기라 너무 내가 잘하는 것만 했다”며 “3점에 강점이 있으니까 이 점만 밀고 나갔다.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점을 채워야하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잘하는 것만 하게 된다”고 했다.

김보미는 삼성생명 이적 후 구단 안팎에서 본인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걸 알고 있다. 팀 내 입지도 KB때보다 커졌다. 하지만 김보미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보다는 팀 플레이에 집중하는 조연을 자처했다.

그녀는 “부담스럽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높게 평가해주지만, 난 슛 외에 잘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웃음). 솔직히 내가 잘하는 것만 하고 싶다”며 “드라마를 보면 주연과 조연이 있지 않나. 흔히 명품 조연이라 하는데,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조연도 좋겠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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