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고 마르케스는 "그냥 된 검은 띠가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스파이더 인비테이셔널 브라질리안 주짓수 챔피언십(SPYDER INVITATIONAL BJJ CHAMPIONSHIP, 이하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은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한국 유일의 초청 방식 주짓수 국제 대회다. 다른 대회와 달리 검은 띠·갈색 띠·보라 띠가 뒤섞여 경쟁하는 게 이색적이다.

검은 띠 출전자들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실력을 갖춘 젊은 갈색 띠들에게 지면, 체면을 구기기 때문이다. '이겨도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 76kg급 예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갈색 띠 조나타스 그레이시였다. 2017년 세계브라질리안주짓수선수권대회(문디알) 보라 띠 76kg급 우승자로 검은 띠들을 잡을 수 있는 실력자로 평가받았다.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하지만 검은 띠는 괜히 검은 띠가 아니었다. 준결승전에서 휴고 마르케스가 조나타스 그레이시의 트라이앵글-암바를 빠져나와 5-4로 이겼다. 결승전에선 대회 다크호스 빅터 니타엘(보라 띠)을 심판 우세승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위로 본선행을 결정 지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인상적. "갈색 띠에게 잡힐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마르케스는 "워낙 젊은 강자들이 많아 내가 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냥 검은 띠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었다. 오랫동안 하루하루 훈련해 오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답했다.

"내 훈련량과 내 기술 수준을 믿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물론 패배도 한다. 경쟁에서 최선을 다하고 실수를 보완하면 더 강해질 수 있다. 검은 띠지만, 난 더 강해질 수 있는 검은 띠다. 본선에서 더 나아진 실력으로 우승까지 노리겠다"는 고수다운 각오도 나타냈다.

주짓수는 도제(徒弟) 교육 시스템으로 실력을 인정받는다. 스승이 제자의 실력을 평가하고 승급 또는 승단을 해 준다.

스승들의 기준이 제각각이라 같은 검은 띠라도 기량 차가 나는 경우가 많다. 실력보다 개인 관계 때문에 띠를 주고받는 일들도 일어난다. 국내 주짓수계도 이 문제가 늘 골칫거리. '가짜 검은 띠'가 계속 나온다는 비판이 계속된다.

결국 자신의 실력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는 게 주짓수계의 목소리다. 반드시 대회에 나가서 증명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검은 띠를 맬 자격 여부는 마르케스의 말대로 "내가 검은 띠"라는 자신감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마르케스는 오는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리는 본선 8강전에 출전해 오는 11월 결선행 티켓을 놓고 고수들과 맞붙는다.

76kg급 8강전 대진은 △셰인 힐 테일러(블랙) vs 조나타스 그레이시(브라운) △이와사키 마사히로(블랙) vs 휴고 마르케스(블랙) △파울로 미아오(블랙) vs 마테우스 가브리엘(블랙) △장인성(브라운) vs AJ 아가잠(블랙)로 채워진다.

자타 공인 검은 띠들은 76kg초과급 8강전에도 즐비하다. △마테우스 고도이(블랙) vs 케이난 듀아르테(블랙) △찰스 네그로몬테(블랙) vs 비니시우스 페레이라(브라운) △토미 랭거커(블랙) vs 비토 휴고(브라운) △DJ 잭슨(블랙) vs 크레이그 존스(블랙)가 맞붙는다.

노기 그래플링 스페셜 매치도 준비돼 있다.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이 유명 주지떼로 에두아르도 텔레스와 대결한다.

헨더슨은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지금은 벨라토르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4월 벨라토르 196에서 로저 후에르타에게 길로틴초크로 탭을 받아 총 전적 25승 8패를 쌓았다.

브라질리안 주짓수 검은 띠다. 여러 주짓수 대회와 노기 그래플링 대회에 출전해 입상해 왔다. 헨더슨이 한국 팬들 앞에서 그래플링 경기를 갖는 건 처음이다.

세계적인 강자들이 모이는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 8강전은 스파이더 공식 페이스북과 스포티비(SPOTV)를 통해 오는 21일 낮 12시 30분부터 생중계된다. 이미 자신을 믿는 고수들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 벤 헨더슨은 오는 21일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에서 노기 그래플링 스페셜 매치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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