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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 후예 크로아티아, 월드컵 축포 터트린다

기사승인 2018.07.12 12:30

▲ 크로아티아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오는 15일(한국 시간) 밤 12시 프랑스와 FIFA 컵을 놓고 겨룬다.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선배, 미우라(가즈요시)가 또 이적한답니다.” “그래. 그 친구, 저니맨 아닌가?” “그런데 리그가, 좀…”하면서 후배가 내민 닛칸스포츠 1면은 미우라의 이적 소식으로 도배돼 있었다.

그런데 눈에 딱 들어오는 리그 이름이 ‘クロアチア’였다. 후배는 첫째로는 야구 기자 출신인 글쓴이가 축구를 야구만큼이나 좋아해 축구 기자들 손이 모자라면 대신 취재에 나서곤 했다는 사실에 일종의 동지애를 느끼고 있었기에, 둘째로는 한자와 가타카나를 모아서 대충 이해하는 수준의 얄팍한 글쓴이 일본어 실력이 그래도 자기보다는 낫다고 판단했기에 일본 스포츠 신문을 들고 온 것이었다.

“이 친구, 크로아티아 리그로 가네. 클럽은 자그레브야.” 후배는 ‘역시 선배는 (축구를 나보다) 많이 아네’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시즈오카가쿠엔중학교를 나온 미우라는 1982년, 10대 중반의 나이에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나 그곳 클럽인 산토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팔메이라스 등 여러 클럽에서 뛰다가 J 리그 출범 직전인 1990년 베르디 가와사키에 입단하면서 일본으로 돌아왔다.

베르디 가와사키에서 1998년까지 뛰는 동안 1993년과 1994년에는 이탈리아 클럽 제노아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그리고 1999년 ‘풍운아’답게 돌연 동유럽 리그로 날아간 것이다.

1967년생으로 여전히 현역(요코하마 FC)인 미우라 때문에 글쓴이가 일하던 신문사 축구 담당 기자들은 크로아티아 리그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 물론 전해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득점왕(6골) 다보르 쉬케르를 앞세워 일약 3위에 올라 크로아티아 축구에 대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정보가 있긴 했다. 그러나 동유럽 축구는 여전히 서유럽 축구만큼 익숙하지는 않았다.

옛 유고슬라비아 영광을 재현하려는 ‘발칸반도 축구의 후예’ 크로아티아가 세계 축구의 최정상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1948년 런던, 1952년 헬싱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은메달과 1960년 로마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유고슬라비아지만 월드컵에서는 1930년 우루과이 대회와 1962년 칠레 대회 4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크로아티아는 12일 오전(이하 한국 시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966년 자국 대회 이후 반세기 만에 2번째 우승을 노리던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쳤다. 크로아티아는 15일 밤 12시 킥오프하는 결승전에서 1998년 자국 대회 이후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프랑스와 FIFA 컵을 놓고 겨룬다.

‘국가 아마추어’를 추구하는 사회주의 나라들이 프로 선수가 출전하는 월드컵에서는 올림픽과 달리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같은 동유럽 또는 같은 체제의 체코슬로바키아(1934년 이탈리아 대회·1962년 칠레 대회 준우승)와 헝가리(1938년 파리 대회·1954년 스위스 대회 준우승), 폴란드(974년 서독 대회·1982년 스페인 대회 3위)에 뒤지던 성적을 유고슬라비아 대신 크로아티아가 나서서 단숨에 따라잡거나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 발칸반도의 후예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첫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크로아티아는 발칸반도에 자리 잡았던, 요시프 브로즈 티토가 이끈 유고슬라비아사회주의연방공화국에서 갈라져 나온 나라 가운데 축구 실력이 가장 앞선다. 월드컵을 기준으로 첫 출전한 1998년 프랑스 대회 3위 이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대회만 빼고 이번 대회까지 6차례 대회 가운데 5차례나 본선에 올랐다. 그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로 조별 리그를 통과해 역시 두 번째로 4강에 오른데 이어 내처 결승까지 진출한 것이다.

유고슬라비아에서 갈라져 나온 나라 가운데 세르비아는 유고연방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시절을 포함해 이번 대회까지 4차례 본선에 올라 1998년 프랑스 대회 때 한 차례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E조에 들어 코스타리카를 1-0으로 잡았으나 스위스와 브라질에 각각 1-2, 0-2로 져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몬테네그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3차례 유럽 지역 예선에 나섰지만 모두 본선행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는 E조에 편성돼 5승1무4패로 폴란드(8승1무1패, 본선 직행)와 덴마크(6승2무2패, 플레이오프 경우 본선행)에 밀려 러시아행 티켓을 끊지 못했다. 3개 대회 예선 전체 성적은 10승10무10패(47득점 43실점)다.

지난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친선 A 매치를 가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 한 차례 나섰으나 조별 리그 F조에서 1승2패로 탈락했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에 0-1로 졌으나 한국과 호각세인 이란을 3-1로 꺾었으니 그 실력을 알 만하다.

2002년 한일 대회 출전으로 국내 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슬로베니아는 이후 2010년 남아공 대회에 나섰는데 두 대회 모두 조별 리그에서 떨어졌다. 한일 대회 때는 한국에서 경기한 B조에 있었는데 스페인에 1-3, 남아공에 0-1, 파라과이에 1-3으로 패했다. 남아공 대회에서는 알제리를 1-0으로 물리치고 미국과 2-2로 비겨 1라운드 통과를 눈앞에 뒀으나 잉글랜드에 0-1로 져 미국과 잉글랜드(이상 1승 2무)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마케도니아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이번 대회까지 6차례 본선에 도전했으나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유럽 지역 예선에서는 G조에서 열심히 싸웠으나 3승2무5패로 6개국 가운데 5위에 그쳤다. G조에서는 스페인이 9승1무로 본선에 직행했다. 7승2무1패의 이탈리아는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에 1무1패(0-0 0-1)로 밀려 탈락했다.

유고슬라비아에서 갈라져 나온 나라 가운데 막내인 코소보는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을 신청해 유럽 지역 예선 I조에 배정돼 아이슬란드(7승1무2패, 본선 직행) 크로아티아(6승2무2패, 플레이오프 경우 본선행에 이어 결승 진출) 우크라이나(5승2무3패) 터키(4승3무3패) 핀란드(2승3무35패) 등 형님들 등쌀에 전패 위기였으나 예선 첫 경기에서 핀란드와 1-1로 비겨 월드컵 예선 출전 사상 첫 승점을 올렸다.

종교적, 인종적으로 얽혀 있던 유고슬라비아가 1990년대 이후 해체되면서 많게는 415만 명(크로아티아)부터 적게는 190만 명(코소보 이상 2017년 추정치)까지 인구 소국이 됐지만 축구 실력만큼은 유고슬라비아 시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타고난 발재간이 있는 모양이다.

우수한 선수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 출전한 23명 가운데 자국 리그 선수는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 등 2명뿐이고 21명의 선수가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잉글랜드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터키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리그 클럽에서 뽑혀 왔다.

크로아티아 출신 유명 선수로는 이번 대회에 나선,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만주키치, 이반 페리시치, 이반 라키티치, 니콜라 칼리니치, 다니엘 수바시치 등을 비롯해 1998년 프랑스 대회 3위 멤버인 쉬케르, 고란 블라오비치, 로버트 프로시네츠키, 마리오 스타니치 그리고 이비카 올리치, 브라질 귀화 선수인 에두아르도 다 실바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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