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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인터뷰①] '월드컵 비화' 주세종 "손흥민 골 '왼발'로 도운 건 부천 FC 덕분?"

기사승인 2018.07.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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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영상 이강유·김태홍 기자] "흥민이가 손을 들고 있더라고요. 이건 킥만 들어가면 골이다 싶었어요."

'스포티비뉴스'는 지난 5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주세종과 인터뷰를 나눴다. 주세종은 이제 홀가분한 표정으로 월드컵 도전기를 설명했다. 

주세종이 가장 빛난던 순간은 '세계 최고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공을 빼앗아 손흥민의 골을 도운 장면이 아닐까. 주세종은 왼발로 골대 앞까지 정확한 패스를 배달했다. 주세종이 워낙 킥이 정확한 선수로 알려졌지만, 그는 자신이 주로 쓰는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패스했다. 왼발로도 정확한 킥을 배달한 것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바로 부천FC와 치른 K리그 경기에 그 비밀이 있다.

2018년 6월을 달군 한국 축구의 도전기. 마누엘 노이어를 제치고 손흥민의 골을 도왔을 때 왜 왼쪽 킥을 했을까.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멕시코전에서 '일경' 주세종은 관등성명을 크게 외쳤을까. 월드컵의 막전막후를 주세종에게 물어봤다.

다음은 주세종과 일문일답.

▲ 주세종은 오른발이 아니라 왼발로 노이어를 울렸다.

월드컵에 다녀온 이후 근황은.
월드컵 마치고 귀국하고 부대에 복귀했고요. 이번 주말에 있을 안산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상 휴가는 없었나요. 노이어를 무너뜨렸습니다.
학장님께서 시즌 중이니까 나중에 보내주신다고 했습니다. (동료들의 축하는요?) 돌아왔을 때 밤늦은 시간인데 다같이 잠 안 자고 응원해줬다고, 그래서 좋은 일이 있지 않았냐고들 하더라고요. 정말 고마웠고 돌아온 만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줬어요. 고마우면서도 부담감이 좀 느껴지네요.

월드컵을 '꿈의 무대'라고 표현했잖아요. 직접 뛰어보니 소감이 어떤가요.
멕시코전에서 선발이었어요. 몸을 풀러 나갔는데 멕시코 관중이 많이 왔어요. 처음에 나가는데 웃음이 나더라고요. 즐길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근데 막상 경기를 해보니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더라고요. 멕시코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았고, 그 선수들을 막기 위해서 정신 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다보니 교체돼서 나왔어요. 첫 월드컵 경험인데 아쉬웠던 순간입니다.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이동도 많고 평가전도 많았어요.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는 하루하루가 소중했고, 하루에 한 번 하는 훈련이 간절했어요. 그쪽에 집중하다보니 시간도 빨리 갔고, 경기에 나가서도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 후회없이 보내려고 했어요. 그게 잘 돼서 최종 명단에 들었고 오스트리아나 러시아에 가서도, 최종 명단 다음 목표는 1경기라도 출전하는 것이었어요. 훈련할 때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하려고 생각했어요.

가기 전까지 플랜A 수정을 이야기했는데, 결국 본선에선 결국 4-4-2에서 제일 좋았어요. 선수들도 힘들진 않았나요?
팀에 4-4-2가 사실 가장 잘 맞았고, 감독님이 부임하신 뒤 준비했던 것도 마찬가지였어요. 선수들이 그 전술을 잘 알고 있었고, 어떤 경기에선 원하는 대로 경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최종 명단 발표 전에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감독님도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하신 것 같아요. 여러 포메이션 등. 선수들은 감독님이 원하시는 포메이션이 달라지면 그대로 준비하는 것이 당연해요. 그래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미팅도 많이 하고 맞춰가려고 노력했어요.

▲ 주세종의 월드컵 첫 출전은 멕시코전이었다. ⓒ연합뉴스

스웨덴전에선 전략적으로 내려선 건가요.
네. 스웨덴은 20번 포워드(토이보넨)한테 볼이 들어갔을 때 주변에서 돌아가는 것, 돌려치는 게 좋아요. 패턴플레이라고 하는데. 그걸 막으려면 저희는 좁게 뭉쳐서 서야 했어요. 그렇게 준비했는데 수비 시간이 길어지고, 역습을 해야 하는데 거리가 멀어서 잘 안됐어요.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결과는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네요.
그렇죠. 상대가 어떤 걸 잘하고 또 어떤 걸 못하는지 파악하고 전술적으로 준비해요. 준비한 대로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기도 있잖아요. 독일전은 준비한 대로 잘했고, 스웨덴전은 그게 잘 먹히지 않아서 졌어요.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어요.

평가전 상대가 좀 약했다는 말이 있어요. 본선 준비 과정에서 멕시코 정도 되는 팀하고 많이 경기해봤다면 좋지 않았을까요.
온두라스 경기는 대표 팀 주축 선수들보다도, 테스트 받는 선수들이 많았어요. 선수들이 잘 보이고, 잘 녹아들려고 한다는 점에선 좋았다고 생각해요. 상대가 좀 약하긴 했지만요. 보스니아는 결코 약한 팀이 아니고, 저희도 스리백 실험을 하다보니 좋은 경기를 못했어요. 스리백을 쓸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볼 수 있었어요. 오스트리아에서 경기한 세네갈은 정말 좋은 팀이었어요. 약한 평가전 상대랑만 경기했다고는 생각하진 않아요.

신 감독님 부임 뒤에 너무 촉박하게 월드컵까지 진행된 느낌이 강한데,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네요. 아쉽지 않으셨나요.
예선 통과를 하지 못했고 목표인 16강 진출을 하지 못했어요. 당연히 아쉽죠.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점에선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월드컵에선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경우에도 최선을 다하는 게 축구 선수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환경이 어떻든 최선을 다했어요. 대신 노력한 만큼보단 보여지는 것이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1,2차전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서 경기력에 비판도 있었고, 특정 선수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선수들끼리도 지켜주지 못해 힘들어했어요.

준비 과정상 아쉬움은 없었을까요.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졌어요. (김)민재나 (권)창훈이나, (이)근호 형, (염)기훈이 형. 팀을 이끌어가는 선수들이 빠져서 아쉽고, 그 선수들이 있었다면 조금 더 나은 성적을 냈을 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월드컵에 간 선수들도 능력이 있고, 가서 최선을 다했고요. 워낙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선수들이라 최선을 다했는데, 그만큼 성적이 안 나온게 아쉬운 것 같아요.

맞습니다. 독일도, 스웨덴도, 멕시코도 전부 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경기했을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한다고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죠. 혹시 결과에 속상해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신다면요.
사실 당연하죠. 선수고 국가 대표면 경기장에서 보여지는 것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준비 과정이 힘들고 또 얼마나 열심히 하든, 경기장에서 결과로 나오지 않으면 당연히 비난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같이 실수해서 골을 먹는 건데, 중간에 있는 한 명의 실수 때문에 골을 먹었다, 졌다 하시는 건 마음 아픈 일인 것 같아요. 그 선수들에게 팀원으로서 미안했어요. 조금만 더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선수가 비난을 받으면 팀 분위기도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죠. 그런 선수가 있으면 팀원들이 좋은 말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긴 하는데, 솔직히 선수 마음이라는 게 쉽게 변하는 건 아니니까요. 더 조심스럽게 대하게 되고요. 그런 분위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 주세종이 왼발을 쓴 이유는.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요. 재밌는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노이어의 공을 빼앗아서 도움을 했잖아요. 저희랑 전에 인터뷰할 때 이야기했던 장점을 다 보여줬어요. 수비에서 끊어내서 롱패스로 도움까지 하는. 언젠가 멋진 어시스트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나요?
스웨덴이나 멕시코는 수비수들이 공간을 많이 내주지 않아서 그런 공격이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독일은 수비 1,2명만 빼놓고 우리 진영에 와서 빌드업을 하거든요. 저희도 전방에 빠른 선수 많잖아요. (손)흥민이나 (황)희찬이나, (문)선민이, (이)승우. 독일 뒤 공간이 많이 빈다고 준비했어요. 들어가서 상대 볼을 커트하면 빠르게 공간에 넣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주효한 것 같아요.

노이어가 거기 있어서 놀라지 않았나요?
우리가 골 넣고 노이어가 자꾸 올라오더라고요. 이 선수가 급하구나 싶었어요. 스로인 상황에서 골키퍼가 볼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뭐지?' 했어요. 아무래도 골키퍼라서 볼 컨트롤이 필드플레이어보단 미숙하니까, 바짝 붙으면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잡은 다음에 전방을 슬쩍 본 걸로 기억합니다. 정확히 손흥민 선수를 보고 노린 패스였죠?
공을 뺏고 볼을 돌리면서 치면서 전방을 봤더니, 흥민이가 손을 들고 있더라고요. 이건 킥만 들어가면 골이다 싶었어요. 그래서 흥민이 보고 킥을 했어요.

그게 왼발이었어요. 원래 오른발잡이잖아요. 강도와 스핀까지 모두 좋았어요. 역시 의도한 장면이죠?
명단 발표하고 직후인 부천FC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쳤어요. 킥할 때 아팠어요. 훈련 때 왼발을 쓰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그 상황에서 하필 왼발에 걸렸어요. 킥하는 순간 잘 맞았다 싶었어요.

부천전 부상이 전화위복이네요.
그때 부상 여파가 지금도 좀 있어요. 닐손 주니어 선수한테 고마운 것까진 아닌데, 상황이 그렇게 돼서 왼발 연습한 게 적중한 것 같아요.

손흥민 선수가 고마워했나요? 원래 맨날 질 때 골을 넣어서 골 세리머니도 제대로 못해봤는데, 이번엔 펄쩍펄쩍 뛰고 즐겼잖아요.
처음에는 고맙다고 저를 안고 안 놨어요. 고마워하는구나 싶었어요. 근데 드레싱룸 들어오자마자부터 '슛 때린 거 아니냐', '나 아니었으면 못 잡았다. 내가 빨라서 넣은 거다' 하더라고요. 저도 '나는 패스 준 건데, 네가 그렇게 생각하면 뭐 그렇게 생각해라'하고 웃었어요.

▲ 주세종(오른쪽)이 지난 온두라스전에서 득점 뒤 문선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페인전에서도 골을 넣었잖아요. 독일 상대로는 도움을 하셨네요. 큰 경기에 강한 비결은요?
A 대표 팀에서 공격 포인트가 2개에요. 스페인 상대로 1골, 독일 상대로 1도움. 좋은 선수들이랑 하다보면 긴장하는 것보다도 가진 것을 보여주자고 생각해요. 운이 좋아서 좋은 걸 보여준 것 같아요. 운이 좋았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멕시코전 뒤에 드레싱룸을 방문하셨어요. 김민우 일병이 아주 각잡힌 관등성명을 보여줬습니다. 주세종 선수는 여유있게 기다리는 것 같았는데요. 마찬가지로 잘하셨나요?
차례차례 오셨어요. 제가 민우 형 다음다음엔가 있었어요. 저도 그때 울고 있었거든요. 흥민이가 우는 거보니까 저도 눈물이 나서. "일병 김민우" 뒤에 저도 "일경 주세종" 했습니다. 악수하면서. (저희도 영상이 끊겨서 확인을 못했네요.)

러시아 현지에 지금 매탄중에서 감독을 하시는 강경훈 감독님이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백마중 시절 은사님으로 알고 있는데 재밌는 일화는 없으셨나요.
당시에 선생님이 처음으로 코치로 부임하셔서 저희가 첫 제자였어요. 새벽에 항상 하던 드리블 훈련이 있어요. 1번부터 10번까지. 그림으로도 그리고 연습했어요. 거기서 배운 게 항상 기본이 되는 것 같아요. 노이어를 제칠 때 썼던 아웃사이드를 써서 도는 게 드리블 1번이었어요. 그런 점들이 감사하죠. 기초 능력을 잘 가르쳐주셔서 무의식 중에도 쓸 수 있으니까요.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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