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영상 김태홍 기자] "처음부터 다 다시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베테랑 세터가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우리카드 유광우(33)는 세터 출신 신영철 우리카드 신임 감독의 레이더에 딱 걸렸다. 신 감독은 올해 키플레이어로 유광우를 찍었다. 유광우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것도 자리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했다. 세터가 능력이 안 되면 공격수들이 다 맞출 수밖에 없고, 세터가 능력이 되면 공격수들을 다 맞춰줄 수 있다고. (유)광우는 능력이 되는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유광우는 "감독님께 많은 걸 배우고 있다. 토스부터 리듬까지 기존 것들은 다 버리고 감독님 말씀해주신 대로 하려고 한다. 해왔던 게 있어서 한번에 고치기가 쉽진 않다. 빨리 목표에 도달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 우리카드 세터이자 주장 유광우는 신영철 신임 감독이 꼽은 올 시즌 키플레이어다. ⓒ 한희재 기자
신 감독은 직접 토스 시범을 보이면서 열정적으로 유광우를 지도하고 있다. 유광우는 "감독님께서 주문하셨을 때 '될까?' 했는데, 감독님께서 직접 하시는데 되더라"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이어 "시범을 보면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니까 믿고 따라 하게 되더라. 바꾸는 게 더 잘된다고 느끼니까. 감독님 의견을 100% 반영해서 폼도 바꾸고 다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주문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유광우에게 신 감독은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신 감독은 "(유)광우가 재미있어하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나는 늘 세터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세터 손에서 모든 게 다 이뤄지고, 상대 분석을 무너뜨리는 것도 세터니까. 나를 만나는 게 행운일 수도 불행일 수도 있다. 고충을 나눌 수 있어 좋고, 반대로는 그만큼 훈련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유광우는 "정말 잘 알고 계신다. 내가 토스할 때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했는지 세세하게 다 알고 계신다. 나는 더 편하다. 더 믿고 자신 있게 토스할 수 있는 거 같다"고 했다. 

▲ 우리카드 유광우는 지난 시즌에 느낀 아쉬운 마음을 올해는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고 했다. ⓒ 한희재 기자
공격수별로 맞춤 토스를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신 감독은 스피드 배구를 위해서는 세터가 공격수마다 맞는 높이와 속도로 공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손발을 맞추는 단계다. 유광우는 "감독님께서 100개를 올리면 100개 다 정확해야 한다고 하셔서 노력하고 있는데, 몸이 잘 안 따라준다"며 답답해했다.

최홍석에게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뒤로는 팀 분위기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유광우는 "운동 분위기가 많이 밝아지고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처음부터 하나씩 쌓아 나가는 단계라. 잘 쌓아 나가자고 했다. 선수들에게 할 때는 열심히 하고, 선수답게 코트에서 연습이든 경기든 100% 다 쏟아붓고 오자고 했다"고 밝혔다. 

지금 신 감독과 선수단이 흘리고 있는 땀방울들이 모여 봄 배구로 결실을 보길 바랐다. 유광우는 "지난 시즌 자책도 많이 했고, 후회도 많이 했다. 이번 시즌은 그러지 않으려고 더 많이 준비하고 뛰고 있다. 기존의 우리카드라는 틀에서 벗어나서 새롭게 시작하려고 선수들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실력을 쌓고 팀워크를 갖추면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거 같다. 일차적으로는 봄에도 배구를 하는 게 목표고, 더 높이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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