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영상 김태홍 기자] "이기려고 왔다. 지면 잘린다. 간단하다."

솔직 담백했다. 숱한 경험 속에서 단단하게 다져온 내공 또는 자신감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다 담겨 있었다. 지난 19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신영철 우리카드 신임 감독은 선수단과 함께한 지난 2개월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신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 알아 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시즌 계획을 세우려면 선수들이 장단점을 파악하는 건 기본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성격까지 세세하게 신경 써서 지켜보고 있다. 

신 감독은 "선수들 말이나 행동을 보면서 어떤 성격일지, 나름대로 확인하고 있다. 성격과 경기력이 연결되는 게 있다. 선수도 감독도 서로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이해할 수 있다. 공감대가 형성돼야 소통이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14승 22패 승점 46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창단 첫 봄 배구 도전은 또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김상우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며 물러났고, 우리카드는 신 감독과 새로 손을 잡았다. 

▲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우리카드의 창단 첫 봄 배구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 한희재 기자
신 감독은 그동안 상위권 도약이 필요한 중, 하위권 팀들을 맡아왔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화재 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2004년 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LIG 손해보험 감독으로 지냈다. 대한항공 정식 감독직을 맡은 첫해였던 2010~2011시즌에는 팀을 정규 시즌 1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한국전력 감독을 맡았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을 꾸려 나가며 2차례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또다시 하위권 팀을 맡은 신 감독은 "업보인 거 같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이어 "선수 때부터 그랬다. 안 좋은 여건 속에서 머리를 짜내면서 이기는 방법을 계속 배워 나갔다. 이기는 법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고 힘줘 이야기했다. 

이기는 방법을 선수들에게 전수하기 전에 왜 그동안 안 됐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신 감독은 "우리가 왜 안 됐는지 분석해봐야 한다. 선수마다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키우고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팀은 하모니다. 각자 맡은 몫이 있고, 그 몫을 자기 자리에서 다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화를 이끌 키플레이어는 세터 유광우다. 신 감독은 세터를 '어머니'에 비유했다. 세터는 공격수마다 특징을 모두 알아야 하고, 그 공격수 가장 잘 때릴 수 있는 속도와 높이로 공을 올려줄 의무가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은 유광우는 그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 신영철 우리카드 신임 감독 ⓒ 한희재 기자
외국인 공격수는 지난달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리버맨 아가메즈(33, 콜롬비아)를 선발했다. 세계 3대 공격수로 불렸던 아가메즈는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뛰며 V리그를 경험했다. 

신 감독은 "아가메즈를 뽑기 전에 타이스(삼성화재)도 고민했다. 나경복과 최홍석을 라이트로 돌려서 리시브 부담을 줄이면서 공격력을 살리려고 했다. 유광우랑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으니까. 그래도 임팩트를 생각하면 아가메즈가 나았다. 트라이아웃 하는 3일 동안 지켜봤을 때도 기량이 가장 좋았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포화 상태인 레프트 공격수들은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공격에 치중하는 최홍석과 나경복, 안준찬, 리시브 비중이 높은 신으뜸과 한성정, 김정환으로 나뉘어 자리 싸움을 하고 있다. 센터는 구도현, 조근호, 우상조, 김시훈이 경쟁하고 있다. 신 감독은 열심히 땀 흘리는 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비 시즌 동안 중점을 두는 건 역시나 기본기다. 우리카드는 기본기 가운데 하나인 리시브가 늘 약점으로 꼽혔다. 신 감독은 "운동할 때 지금 기본기부터 익히고 있다. 그 속에서 창의력이 나온다. 기본기 없이는 한계가 있다"며 "세터가 공격수별로 맞춤 토스를 하는 것도 첫째로 서브 리시브가 돼야 한다. 어택 라인 근처까진 띄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즌을 앞두고 치를 컵대회에서 변화를 증명해 보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KOVO컵부터 달라진 우리카드를 확인할 수 있을 거다. 중요한 건 선수들의 심리다. 책임은 내가 지니까 배짱 있게 때리라고 했다. 배짱 있게 못 때리면 못 뛰게 한다고 이야기했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선수들이 더욱 강해질 거라고 믿는다"며 달라진 우리카드를 기대하게 했다.

▲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 한희재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