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건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수훈 선수 인터뷰를 마친 박건우(28, 두산 베어스)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박건우는 21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 3번 타자 중견수로 나서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3연패 흐름을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박건우가 팀에 선취점을 안기면서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두산은 9-3으로 이기며 시즌 48승(23패)째를 챙겼다. 

그러나 박건우는 웃지 못했다. 2번째 타석 이후 2차례 삼진으로 물러나고, 5-2로 앞선 7회 팀이 4점을 뽑는 과정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게 머릿속에 더욱 크게 남았다.

올 시즌 박건우는 69경기에서 타율 0.304 4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좀처럼 마음에 드는 타구가 나오지 않아 속앓이했다. 최근 타격 폼을 수정하면서 배트 스피드가 빨라졌다는 평가에도 만족스러운 타구가 나오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박건우는 "솔직히 많이 힘들다.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내 밸런스대로 제대로 쳐서 안타가 되고, 아웃이 되는 게 거의 없었다. 오늘(21일) 안타도 많이 먹힌 타구였고, 내 밸런스로 친 게 아니었다. 아웃이 되도 잘 맞아서 납득이 되는 아웃이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게 하나도 없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 두산 베어스 박건우(왼쪽) ⓒ 곽혜미 기자
자기반성은 계속됐다. 박건우는 "야구가 참, 너무 안 된다. 오늘(21일)처럼 2개 친 날은 더 쳐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3할 타율은 지금 중요한 게 아닌 거 같다. 필요할 때 해줘야 하는데 병살타도 너무 많다. 그래서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멀리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니까 스윙도 커지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팀에 뽑혔을 때도 마음이 무거웠다. 박건우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뽑혔다는 부담감이 컸다. 또 올스타전 투표에서도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지금 표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이날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것도 분에 넘치는 기대와 응원을 받고 있다는 생각의 연장선인듯했다.

하루빨리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건우는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걸 잘 알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우선 내가 자신이 없고, 믿음이 없으니까 아직은 버겁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팀 상황에 맞게, 주자가 있을 때 더욱 집중해서 칠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