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 만에 월드컵 복귀전에서 시원한 승리. 세네갈!
▲ 2002년 터키와 8강전에 나섰던 11명의 세네갈 선수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침몰시켰던 세네갈이 H조 톱시드 폴란드를 완파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세네갈은 20일(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 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를 2-1로 꺾었다.

세네갈은 무려 16년 만에 월드컵에 돌아왔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8강까지 올랐다. 당시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1-0으로 꺾으면서 대회를 시작했다. 덴마크, 우루과이와 연이어 비기면서 첫 출전에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엔 죽음의 조를 통과하고 올라온 스웨덴을 2-1로 꺾으면서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엘 하지 디우프, 앙리 카마라, 파파 부바 디오프 등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8년 도전에서도 첫 경기는 '톱시드'를 받은 폴란드였다. 6월 FIFA 랭킹에서도 8위를 지키고 있는 폴란드는 H조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았던 팀이다. 여기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어 그 무게감은 더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세네갈이 경기를 주도했다. 볼 점유율 43%, 슈팅 8개을 시도해 유효 슈팅을 2개 기록했을 뿐이지만, 통계 이상의 경기력이 있었다.

세네갈은 힘과 속도를 모두 갖췄다. 아프리카 특유의 힘과 속도, 유연성을 갖춘 공격진이 돋보였다. 사디오 마네(리버풀)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함께 출전하는 음바예 니앙과 이스마일라 사르가 오히려 폴란드전에서 돋보였다. 거구지만 발이 빨라 폴란드 수비수들을 1대1로 압박하며 괴롭혔다. 

여기에 이드리사 게예가 배치된 중원부터 공격진까지 모두 체력이 좋아 활동량에서 앞서면서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흔히 아프리카 팀은 개인기에 의존해 수비 조직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이 있으나 세네갈은 달랐다. 나폴리SSC의 주전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와 샬케04로 이적하는 살리프 사네를 중심으로 단단한 수비진을 꾸렸다. 수비도 힘과 높이를 겸비했다. 미드필더와 간격을 잘 유지하는 점에서 조직력에도 합격점을 줄만 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약간의 운도 따랐다. 전반 37분 게예가 중거리슛을 시도했고 치오네크의 발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이 따르면서 세네갈이 첫 골을 기록했다. 두 번째 골에도 행운이 따랐다. 후반 16분 폴란드 미드필더 크리호비악의 백패스를 니앙이 탈취한 뒤 슈체스니 골키퍼까지 제치고 추격 골을 기록했다. 니앙은 부상으로 치료를 받은 뒤 막 피치 안에 복귀한 참이었다. 폴란드는 미처 신경쓰지 못한 상황이었다.

세네갈은 16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 무대에서 첫 경기를 승리하면서 시작했다. 16년 전 그랬던 것처럼 가장 강한 상대를 깨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여기에 다음 상대는 조에서 가장 약한 전력으로 평가받는 일본이다. 세네갈이 일본을 꺾는다면 16강행에 절대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현재 상황은 분명 나쁘지 않다. 첫 경험이 8강이란 달콤한 열매로 끝났듯, 돌아온 세네갈은 다시 한번 아프리카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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