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은 어쩌면 일명 '메날두 시대'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르겠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는 모두 서른을 넘겼다. 4년 뒤 정상 컨디션을 기약할 수 없다. 여기에 메시는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국가 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도 해둔 상황이다.

사실상 호날두와 메시가 정상급 선수로 우승을 노리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방송 CNN 역시 '메시와 호날두 모두에게 마지막 기회'라면서 '지금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다'고 했다.

메시와 호날두는 최근 10년 동안 축구계를 주름잡았다. 개인상 최고 권위인 발롱도르를 각각 5번 씩 수상하며 정상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이 깊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세 번의 월드컵에 나섰지만 우승 컵을 안지 못했다.

[2006 독일 월드컵]

메시 - 3경기 출전(122분), 1골 1도움, 아르헨티나 8강서 탈락

호날두 - 6경기 출전(484분), 1골, 포르투갈 최종 4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메시 - 5경기 출전(450분), 3도움, 아르헨티나 8강서 탈락

호날두 - 4경기 출전(360분), 1골 1도움. 포르투갈 16강서 탈락

[2014 브라질 월드컵]

메시 - 7경기 출전(693분), 4골 1도움, 아르헨티나 준우승

호날두 - 3경기 출전(270분), 1골 1도움, 포르투갈 조별리그 탈락

▲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훈련장에서 메시와 호날두. 모두 앳되다.

메시와 호날두는 모두 2006년 독일 대회가 첫 월드컵 무대였다. 메시는 워낙 어린 탓에 기회를 많이 부여받지 못했지만 다가온 기회에서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별 리그 2차전에서는 득점포도 가동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 큰 리드를 얻은 상황에서 투입됏고 골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의 여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독일과 8강전에서 1-1로 대등하게 맞섰지만 승부차기서 2-4로 무너졌다. 이때부터 메시와 월드컵 무대 독일의 악연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날두의 첫 월드컵은 말 많고 탈 많았다. 유럽 예선 7골을 터트리며 당당히 명단에 승선 한뒤 본선 무대서 득점포까지 가동할 때만 해도 좋았다. 문제는 8강전이었다. 잉글랜드와 대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 웨인 루니가 카르발류와 충돌해 퇴장을 당했는데, 이때 호날두가 강하게 항의하면서 화제 중심에 섰다. 이후 호날두는 야유를 꽤 받았다. 4강 무대를 밟았지만 최우수 신인상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그리고 4강이 지금까지도 호날두가 출전한 월드컵 사상 가장 좋은 성적으로 남아 있다.

▲ 2010년, 번호부터 달라졌다. 메시는 10번, 호날두는 7번을 달고 월드컵에 나섰다.

2010년 대회부터는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활약했다. 번호부터 달라졌다. 첫 대회 19번을 달았던 메시는 10번으로 대회에 임했고, 호날두도 17번에서 7번이 됐다.

아르헨티나의 대회는 순조로웠다. 한국을 조별 리그서 만나기도 했는데, 그때 스코어가 4-0이었다. 메시 앞길을 막은 건 또 독일이었다. 멕시코를 3-1로 꺾고 8강에 올랐지만 '리턴 매치'는 싱겁게 끝났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0-4로 무너졌다.

호날두는 2010년 대회부터 주장 완장을 찼다. 하지만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조별 리그는 통과했지만 너무 강한 상대를 일찍 만났다. 16강에서 스페인에 0-1로 지며 대회를 마감했고, 당시 우승은 스페인이 차지했다.

▲ 2014년, 정상에서 맞은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은 허락되지 않았다.

이쯤되면 메시에게 독일은 지긋지긋할 정도다. 메시는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2014년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되는 등 아르헨티나의 선전 중심에 있었다.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를 연달아 물리치며 아르헨티나는 우승에도 가까워졌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개최국 브라질을 준결승에서 7-1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린 독일에 0-1로 무너진 것이다.

호날두의 세 번째 월드컵은 일찌기 마감됐다. 조별 리그가 끝이었다. 포르투갈은 독일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면서 16강이 좌절됐고, 이변의 희생양으로 남았다.

이제 네 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 아이슬란드와 함께 D조에서, 포르투갈은 스페인 모로코 이란과 함께 B조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축구는 혼자서 할 수 없지만, 한 선수가 변화를 이끌기도 한다. 메시와 호날두가 우승 후보 독일,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과 비교해 '언더독'으로 평가되는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을 이끌고 '어쩌면' 마지막 월드컵에서 숙원을 풀 수 있을 지 러시아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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