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선영의 밝은 웃음.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찰랑거리는 머리 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띄는 임선영은 지난 4월 첫 경기에 출전한 뒤 전북 현대의 중원에 자리를 잡았다. 힘겨웠던 주전 경쟁 속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임선영에게 전북 팬들은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지 않을까. "그의 날리는 머릿결 날리는 머릿결, 10점 만점에 10점."

스포티비뉴스가 임선영을 7일 전북 완주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그는 부상했던 발등을 다시 봉합해 일반 훈련 대신 실내에서 근력 운동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난 1월 오키나와에서 만났던 임선영은 조용하고 순박한 이미지였다. 하지만 "자신감이 없다면 이적을 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주전 경쟁에 는 강렬한 눈빛을 보냈다. 10경기에 결장하는 동안 조용히 칼을 갈고 있었다는 임선영은 "지금처럼 경쟁하고 싶다"면서 웃었다.

임선영은 자신이 뒤에 짊어진 '5번'을 지네딘 지단 전 레알마드리드 감독을 존경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단 감독의 현역 시절처럼 전북의 중원에 힘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다음은 임선영과 일문일답.

▲ 득점의 기쁨을 나누는 임선영(가운데). 그리고 김신욱(왼쪽)과 이재성 ⓒ연합뉴스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구단으로 이적했습니다. 대표 팀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축구 선수인데 대표 팀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한다면 다 거짓말인 것 같아요. 당연히 꿈은 가지고 있어요. 마음이 아픈 것은, 조금만 더 어렸으면 어떨까 싶어요. 주변에서 친구들도 응원을 많이 해줘요. "대표 팀 가자!"고들. 나이가 많다고 대답하면 동국이 형 보고 본받으라고 하더라고요. 가슴에 태극마크를 한 번 달아보고 싶어요.

클럽하우스가 운동하기에 상당히 좋아요. 새로 합류한 선수로서 자랑해준다면.
운동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에요. '이런 조건을 가지고 있는 팀이 있나'라고 생각이 들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트로피나 역사를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존경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아시안컵이나 구체적으로 대표 팀에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요.
아시안컵은… 힘들겠죠. 다음 월드컵을 목표로 하거나, A매치를 한 번 경험이나 해보고 싶어요. (지나치게 겸손한 자세 아닌가요.) 저는 제 자신을 잘 알고 있어요.(웃음)

팬들의 궁금증 하나를 더 풀고 가겠습니다. 머릿결이 찰랑거려서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비결이 있나요.
하하. 샴푸는 일반 샴푸 쓰고 있고요. 워낙 강한 직모에요. 파마를 해도 금방 풀려요. 그래서 따로 머리 관리 비결은 없는 것 같고 그렇게 태어난 것 같아요. 가끔 트리트먼트는 합니다.(웃음) 개인적으론 너무 찰랑거려서 싫어요. (밴드는 활용할 생각이 없나.) 목걸이, 귀걸이 같은 것도 전혀 하지 않고 밴드는 부담스러워요. 짧게 자르면 머리가 붕붕 뜰 거에요.

동호인 미드필더 선수들에게 팁을 하나 주신다면. 선수들의 팁이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저는 패스로 하는 걸 좋아해서요, 재미있게 하려면 '가까이 있는 동료를 보라'고 하고 싶어요. 굳이 멀리 있는 동료를 보지 말고 패스를 주고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패스플레이를 잘하려면 어떤 걸 연습하면 좋을까요.) 계속 두리번거리는 거요. 지금도 잘 못하는데요, 두리번거리면서 우리 편, 상대 편 위치를 파악해야 해요. 패스를 받기 전에 두리번거리는 게 중요해요.

인터뷰를 해보면 '생각의 속도' 말하는 선수들이 주변을 열심히 보라고 강조하더라고요.
맹목적으로 두리번거리는 것과 위치를 파악하면서 보는 거랑은 다르죠. 일단 주변을 보는 게 첫 번째고, 위치를 파악하는 게 또한 중요합니다. 그래야 생각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요.

닮은 연예인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아요. 직접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많이 들어요. 존박요.(웃음) (김)상식 선생님도 맨날 '존박 왔나' 하세요. 저 진짜 닮았어요? 사진으로는 조금 닮은 것 같은데. (저는 임선영 선수가 더 잘생긴 것 같은데요.) 아, 아뇨. 작년 말에 이적 콘서트를 갔다가 끝나고 대기실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는데 존박 씨를 직접 봤어요. 실제로 만나니 저보다 훨씬 더 잘생기셨더라고요. 확실히 연예인은 연예인이더라고요.

올해 목표가 있을까요.
지금처럼 꾸준히 팀을 위해, 또 팬들을 위해 좋은 경기하는 게 개인적 목표고요, 팀 목표는 무조건 우승요. 리그 우승, ACL 우승, FA컵 우승. 우리나라 최초의 트레블요. 우승하고 싶어서 전북에 왔어요.

우승이 간절하신 것 같아요. 안산이 K리그2 우승 당시에 팀에 있으셨죠?
네, 팀엔 있었는데 다쳐서 거의 못 뛰었어요. (올해 우승하면 프로 첫 우승인거죠?) 프로 무대 뿐 아니라 초, 중, 고, 대학교 때까지 전부요. 중학교 때 1번 해보긴 했는데 제가 직접 뛴 게 아니라 형들이 우승하는 걸 지켜봤어요. 저희 또래 때는 우승을 못했어요. 우승이란 꿈을 항상 갖고 있었어요. 챔피언이 되면 정말 멋있잖아요. 이번에 새벽에 일어나서 봤는데, 레알마드리드 우승할 때 보니까 진짜 멋있더라고요.

어! 그럼 해외 축구도 많이 보시나봅니다.
좋아하는 팀 경기는 다시보기를 해서라도 챙겨봐요.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는요?
팀은 FC바르셀로나를 좋아하고요, 레알마드리드도 좋아하긴 하는데 스타일이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 대신 좋아하는 선수들이 몇 있어요. 루카 모드리치나 이스코를 좋아합니다. (이스코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지 않나요.) 맞아요. 스타일은 다른데, 잘하잖아요! 좀 배우고 싶어요. 물론 바르셀로나 선수를 좋아합니다. 메시는 좋아하고 싶어도 차원이 다른 것 같아서 빼고요, 8번(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나 5번(세르히오 부스케츠) 선수를 좋아해요.

등번호 5번으로 같으시네요.
좋아하는 선수 등번호를 따라한 건 맞은데 부스케츠는 아니에요. 이번에 박수를 받으면서 떠난 레알의 지네딘 지단 감독을 좋아합니다. (원래 광주 지단이란 별명이 있었는데.) 좋아한다기보다도 존경하는 선수에요. *지단 감독은 현역 시절 레알마드리드에서 5번을 달고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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