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의 300호 홈런 스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김태균이 개인 통산 300홈런을 기록했다.

26일 문학 SK전에서 SK 선발투수 켈리를 공략해 300번째 아치를 그렸다.

10년간 꾸준히 30홈런 이상을 쳐야 만들 수 있는 기록이다. 한국에서 톱 10 안에 드는 거포가 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록이기도 하다. 2010년과 2011년 일본 리그 지바 롯데 마린스 소속으로 뛴 기간이 빠져 있기에 더욱 대단한 수치다.

편견과 싸움에서 이겨 내며 만든 기록이기에 더욱 대단라다. 김태균은 세상의 조롱과 깍아내리는 평가를 극복하고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균에게 따라붙는 수많은 별명 가운데 하나가 '김똑딱'이다. 체격은 거포형 선수지만 실제 타격 메커니즘은 거포형과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 김태균은 이런 평가를 뒤집어 보려 홈런을 노려보겠다고 선언한 적도 있었다. 2004년 3할2푼3리를 치고도 구단 인상액은 5,000만 원에 불과했다. 그것도 길고 길 줄다리 끝에 나온 것이었다.

당시 한화는 23개였던 홈런 숫자를 문제 삼았다. 김태균은 자존심이 상했다. 자신도 홈런을 제대로 노려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듬해에도 23개를 치는데 그쳤고 그 다음해에는 13개로 홈런이 크게 줄어드는 아픔을 겪었다. 2006년과 2007년엔 3할 달성에 실패하기도 했다. 당시 김태균은 자신의 욕심이 팀에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때부터 김태균은 스스로 좀 더 단단해지기로 마음먹는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하기로 한 것이다.

김태균에게는 주로 4번 타자의 임무가 맡겨졌다. 다른 4번 타자들처럼 홈런을 펑펑 치지는 못했다. 2008년 31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지만 숫자적으로 대단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폭발성은 떨어졌지만 꾸준한 페이스가 있었다.

▲ 김태균(왼쪽)이 300홈런 대기록을 세운 뒤 더그아웃에서 한용덕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그러나 김태균은 흔들리지 않았다. 묵묵히 4번 타자라는 자리를 지켰다. 주위의 비판적인 시선은 가슴속으로 이겨 냈다. 김태균은 세간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루틴과 타격 폼을 지켜 냈다.

그가 4번 타자를 얼마나 책임감 있게 지켜 냈는지는 지난 3년의 기록이 증명해 준다.

김태균은 2015년 시즌부터 2017년 시즌까지 3년간 4번 타자로서 가장 많은 1,294타석에 섰다. 4번 타자 타율(.341)은 5번 타자 타율인 3할7푼을 크게 밑돌았다.

누구보다 숫자에 민감한 김성근 당시 감독은 그럼에도 김태균에게 4번 타자를 맡겼다. 팀의 상징성이 있는 타자라는 것을 인정했던 것이다. 그만큼 책임도 컸다. 김태균은 묵묵하게 그 몫을 다해냈다.

그 묵직한 발걸음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300홈런과 2,000안타에 모두 도전하고 있는 김태균. 시즌 37경기만에 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대기록에 먼저 닿았다. 300홈런-2,000안타는 우타자 최초 기록이다.

김태균은 "안에서도 (똑딱이라는)그런 평가를 받은 적이 있는데 외부에선 오죽했겠는가. 이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나의 길을 지켜 가면서 기록을 세울 수 있어 기쁘다. 다만 팀이 이기지 못해 그것이 속상하다. 지금은 오직 팀의 승리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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