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 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NSC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리버풀을 3-1로 꺾고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나란히 부상으로 1명씩 선수를 잃어서 새로운 선수를 투입해야 했다. 그리고 팽팽하게 맞서는 경기를 바꾼 것도 '교체 선수' 가레스 베일이었다. 스쿼드의 두께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다.
◆ 리버풀: 살라 이탈에 울었고, 교체 카드도 마땅찮았다
이번 시즌에만 44골을 넣은 살라는 전반 25분 세르히오 라모스와 공을 다투다가 넘어졌다. 라모스와 엉키는 과정에서 어깨로 떨어진 것이 큰 부상으로 연결됐다. 살라는 치료를 받은 뒤 경기장을 밟았지만 결국 피치를 떠나야 했다.
가장 위협적인 '칼'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가장 뼈아팠다. 먼저 골문을 열고 그 리드를 잡고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 리버풀의 특기다. 하지만 살라가 빠진 리버풀의 공격은 무뎠다. 살라가 뛸 때도 견고한 레알의 수비에 고전했지만, 살라가 빠진 뒤리버풀이 주는 공격적 압박감이 크게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살라가 빠진 뒤 투입된 애덤 랄라나는 활동량이 많고 수비의 빈틈을 잘 활용해 분명 가치가 있는 카드지만, 이런 큰 경기에서 살라의 중요도엔 비할 수 없었다.
전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체 카드도 부족했다. 활동량이 많고 수비의 빈틈을 잘 활용하는 랄라나는 분명 가치가 있는 카드지만 이번 경기에서 살라의 중요도엔 비할 수 없었다. 그나마도 살라의 예기치 못한 부상에 랄라나는 전반 중반부터 경기를 뛰어야 했다. 그를 제외하면 도미닉 솔랑케가 공격적인 카드로 유일했다. 솔랑케는 잠재력을 갖춘 공격수지만 아직 UCL 결승에 나서기엔 기량도 경험도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리버풀은 중원에서도 쓸 선수가 마땅찮았다. 이미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클롭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선수는 랄라나와 갓 부상에서 복귀한 엠레 찬 뿐이었다. 후반전 경기에 끌려가고 미드필더의 체력이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지만 변화를 주기 어려웠다.
전반 36분 리버풀의 측면을 공략하던 레알의 수비수 카르바할이 힐킥을 시도한 뒤 일어나지 못했다. 경기장에 머리를 묻은 채 눈물을 흘렸다. 경기에 다시 나설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었을 터. 카르바할은 자신의 힘으로 경기장 밖으로 움직였지만, 곧장 나초 페르난데스와 교체돼 드레싱룸으로 향했다.
◆ 레알: 카르바할 공백 잘 메운 나초, 교체로 대박 터뜨린 베일
레알은 반대로 교체 카드로 재미를 봤다. 일단 전반 37분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한 다니 카르바할이 피치에 고개를 묻었다. 지네딘 지단 감독에겐 준비된 카드가 있었다. 수비 전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나초 페르난데스가 있기 때문. 나초는 공수를 오가면서 모두 좋은 활약을 했다. 카르바할에 비해서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전반 45분엔 페널티박스 안까지 전진해 슛을 기록하기도 했고, 수비적으로도 큰 무리 없이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바꿀 카드도 벤치에서 나왔다. 이적료만 1억 유로(약 1300억 원)에 달하는 가레스 베일이 벤치에서 출전을 대기할 정도의 팀. 레알은 리버풀과 달리 전 포지션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를 풍부하게 갖고 있었다.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경기를 뒤바꾼 것은 베일이었다. 베일은 UCL 결승 최초로 교체 선수로 멀티 골을 터뜨리는 괴력을 자랑했다. 베일은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여러 차례 재미를 봤던 4-3-1-2 포메이션을 가동해 베일 대신 이스코가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득점까진 교체 투입 뒤 단 3분이 필요했다. 후반 19분 마르셀루의 오른발 크로스를 받아 환상적인 오버헤드 킥으로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베일은 후반 38분 강력한 왼발 슛으로 카리우스 골키퍼의 실수를 이끌어 내면서 추가 골을 터뜨렸다.
레알은 경기를 마칠 때까지 2장의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루카스 바스케스, 마르코 아센시오, 마테오 코바치치가 벤치를 달구다가 빅이어를 들었다. 리버풀에서 활약했더라면 주전으로 충분히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스쿼드가 더 두껍고 또한 풍부했던 레알이 승리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