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를 다친 살라(가운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모하메드 살라의 이른 부상은 리버풀을 울린 중요 변수였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이 이탈해 '-1'의 의미라고 보기엔 그 여파가 컸다.

리버풀은 27일(한국 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NSC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레알마드리드를 1-3으로 패했다. 13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살라는 전반 25분 세르히오 라모스와 공을 다투다가 넘어졌다. 라모스와 엉키는 과정에서 어깨로 떨어진 것이 큰 부상으로 연결됐다. 살라는 치료를 받은 뒤 경기장을 밟았지만 결국 피치를 떠나야 했다. 살라는 두 번째로 피치에 주저앉은 뒤엔 경기를 더이상 뛸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한 듯 눈물을 흘렸다.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부상으로 고작 30분 만에 떠나야 하는 마음이 편할 리 없을 터.

살라가 떠난 뒤 그 뒤를 맡은 것은 애덤 랄라나였다. 살라가 빠진 뒤 마네가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랄라나가 왼쪽에 배치됐다. 리버풀은 살라를 오른쪽 측면에 배치해 공수 양면에서 큰 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살라의 부상은 결국 리버풀에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 선수 한 명의 이탈이 아니었다.

레알이 분명 잘했지만 리버풀 처지에서 보자면 살라의 이탈이란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운 경기기도 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살라의 부상이 경기의 분수령이 됐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 '가장 위협적인 칼' 살라를 잃은 리버풀

가장 위협적인 '칼'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가장 뼈아팠다. 리버풀은 공격에 강하고, 또한 전반전에 강한 팀이다. 지난 맨체스터시티와 8강 1차전에서도 전반에만 3골을 뽑으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후반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맨시티와 맞대결에서 후반 중반 4-1까지 앞서가다가, 체력이 떨어지자 압박이 느슨해지면서 4-3까지 추격을 허용한 바 있다. AS로마와 치른 4강 1차전에서도 5-0까지 크게 차이를 벌렸다가 5-2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먼저 골문을 열고 그 리드를 잡고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 리버풀의 특기다. 하지만 살라가 빠진 리버풀의 공격은 무뎠다. 살라가 뛸 때도 견고한 레알의 수비에 고전했지만, 살라가 빠진 뒤리버풀이 주는 공격적 압박감이 크게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활동량이 많고 수비의 빈틈을 잘 활용하는 랄라나는 분명 가치가 있는 카드지만 이번 경기에서 살라의 중요도엔 비할 수 없었다.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해 실수를 유도하는 것은 리버풀의 강점이지만, 압박에는 당연히 체력 저하라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득점하지 못한 리버풀이 후반전 어렵게 경기를 푼 이유가 있다.

▲ 리버풀의 숨통을 끊은 베일의 환상적 득점. 크로스는 살라가 배치됐던 마르셀루 쪽에서 올라왔다.

◆ 공격이 최선의 방어인데…살라 이탈로 리버풀다운 수비가 되지 않았다

수비적으로도 부담이 늘었다. 살라가 이번 시즌 44골이나 기록한 원동력은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저돌성에 있다. 살라는 충분히 1대1 상황에서 레알의 수비를 괴롭힐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브라질 출신으로 웬만한 공격수보다 공격력이 뛰어난 마르셀루도 최대한 전진을 자제했다. 살라와 균형을 맞춘 마네의 존재는 카르바할의 전진을 억제할 수 있었다.

살라가 교체는 레알이 자랑하는 풀백들의 전진으로 연결됐다. 마르셀루와 다니 카르바할의 전진이 시작됐다. 카르바할도 전반전을 채 소화하지 못하고 부상으로 피치를 떠났지만, 교체 투입된 나초 페르난데스의 전진은 계속됐다. 무엇보다 측면 크로스에서 시작되는 공격이 많은 레알의 스타일상 풀백의 전진은 공격에 활기를 돌게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전반 45분 벤제마가 왼쪽 측면에서 크게 넘겨준 크로스에 쇄도한 것은 바로 나초였다. 옆그물을 때렸지만 리버풀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 장면. 그리고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리버풀의 스타일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로리스 카리우스 골키퍼의 어이없는 2번의 실수가 결정적이었지만, 사실상 승패를 결정지은 것은 후반 19분 가레스 베일의 환상적인 오버헤드 킥이었다. 베일의 슛에 도움을 준 것이 마르셀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살라의 이탈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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