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황당 김성민 대표 ⓒ김태홍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 유현태 기자] "축구를 밖에 나와서 함께 즐기면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27일(한국 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NSC올림피아스키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레알마드리드가 격돌하는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열렸다. 이 경기를 앞두고 '지구 반대편' 한국의 리버풀 팬들 700명이 서울 용산에 모였다. 

한국 리버풀 팬들의 성지로 꼽히는 스포츠 펍 '봉황당'의 주최로 열린 행사였다. 대체 어떤 취지로 이번 행사를 개최했을까. 행사장에서 봉황당의 김성민 대표를 만났다.

"우연한 기회에 2004-05시즌 '이스탄불의 기적'을 현장에서 관람했어요. 이후에 리버풀의 열정에 빠지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리버풀의 팬이 돼 결국은 리버풀을 응원하는 펍까지 열었다. 열정이 이룬 성과다.

펍 문화는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문화다. 펍은 일반적으로 영국에서 맥주 등 주류를 파는 술집을 의미한다. 영국 축구 팬들은 경기장에 가지 못하면 함께 모여 경기를 즐긴다. 김 대표는 "펍은 우리나라에서 정착하기 쉽지 않다. 다른 레저가 있어서 대안이 많다"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밝혔다. 하지만 "집에서 축구를 보면 '치킨에 맥주' 아닌가. 혼자 있으면 생각이 다르니 온라인에서 의미없이 싸우곤 한다.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나오면 다들 비슷하게 축구를 보고 비슷한 방식으로 축구를 소비한다.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한국식 펍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 역시 그런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다같이 즐기는 축구 문화를 행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았다. 김 대표는 "거리 응원은 월드컵에서 주로 볼 수 있다. 해외 축구 관람에서도 그런 문화를 만들고 싶다. 댓글이나 커뮤니티로만 이뤄진다. 축구를 밖에 나와서 함께 즐기면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봉황당은 리버풀 팬들만이 아니라 다른 클럽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들을 시도하고 있다. 축구라는 공통의 매개체가 있기 때문에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계기로 리버풀 팬들이 아니라 다른 팬들도 함께 즐길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리버풀 팬을 넘어서 축구 팬들 전체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행사를 대행해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행사도 손수 준비했다. 김 대표는 "사실 리버풀이 결승에 가는 기회가 많지는 않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로 생각하고 있던 펍의 개념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행사를 끼면 영리 목적이 강할 것이라 생각해, 스태프도 리버풀 팬들을 중심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에 있는 팬들을 끌어내고 싶다. 리버풀이 온라인에서 비하를 받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함께 즐기면 다른 팀을 비하하는 등 안 좋은 문화는 없어지지 않을까"라면서 한국의 축구 관람 문화가 더욱 즐겁고, 성숙해지길 바란다는 꿈을 밝혔다.

▲ 함께 즐긴 리버풀 팬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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