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표 KBS 해설위원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고, 월드컵을 중계방송하는 방송사들의 준비도 바빠졌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빼어난 분석과 예측으로 주목 받은 ‘레전드’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24일 ‘중계 출정식’을 가졌다. 

이영표 위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월드컵 중계 방송 준비 상황을 알렸고, F조에서 한국이 만날 상대국의 전력을 분석, 대비할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밝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선수로 참가한 이영표 위원은 상대국의 전술 구조를 짚으며 한국이 대비할 방법 역시 논리를 통해 예상했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의 16강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25% 이하”라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힌 이 위원은 이 가능성으로 16강에 가기 위해선 상대 전략에 따른 맞춤 전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 대표 팀이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선 현실성이 없다고 봤다.

1차전 스웨덴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 위원은 스웨덴이 4-4-2 포메이션을 거의 고정해서 쓰고 있는 만큼, 상대 투 톱을 막기 위한 스리백 수비 라인 설정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중앙 수비수를 세 명 배치하는 스리백은 운영 방식에 따라 더 공격적인 전술이 될 수 있는데, 이 위원이 말한 스리백은 그 보다 수비적인 형태를 의미한다.

이 위원은 파이널 서드(수비 3분의 1 지점)에 6명의 선수가 자리하며 수비해야 한다고 했다. 세 명의 수비수가 2명의 공격수를 밀착 방어하고, 나머지 3명의 선수도 4명의 미드필더의 습격에 대비해 중앙에서 공간을 주지 않고 웅크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 위원은 70분 간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체력이 떨어질 막판에 역습해 승리를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 이영표 KBS 해설위원 ⓒ연합뉴스


즉, 이 위원이 말한 스리백은 세 명의 중앙 수비수 외에 두 명의 윙백도 수비 영역을 지키고, 미드필더 한 명도 수비 지역에서 뛰는 6백 구조다. 나머지 4명의 선수가 역습 시 창으로 뛰는 형태다. 욕심 부리지 말고 열세를 인정한 뒤 실리적인 경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멕시코와 2차전에 “포백이 적절하다”고 한 것도 멕시코의 전력을 얕봐서가 아니다. 구조적 이유다. 이 위원은 멕시코가 6가지 다른 포메이셔을 쓸 줄 안다고 분석했는데, 한국을 상대로 원톱 내지 스리톱을 쓸 가능성이 높아 구조적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네 명의 수비수를 일자로 세울 수 있는 포백을 얘기한 것이다.

포백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의 지원을 받아 파이널 서드 지역에 마찬거지로 6명을 항시 둘 수 있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까지 내려오거나, 원톱으로 쓸 때는 최대 9명의 선수를 수비 지역에 둘 수 있다. 포백과 스리백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중요하다. 스웨덴전도, 멕시코전도 이 위원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해야 한다고 했다. 25% 이하의 확률에 불과한 한국이 16강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이 위원이 고민해본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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