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 훈련 돌입 신태용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파주, 유현태 기자] 이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 신태용호는 조심스럽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컨디션 관리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신태용호는 '플랜 A' 4-4-2를 제대로 구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게 다 부상 때문이다. 지난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레프트백 김진수가 다치고, 본선 주전 센터백 자리를 낙점 받았던 김민재까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4-4-2 포메이션의 포백 수비 라인이 무너졌다.

첫날 훈련 내용은 가벼웠다. 패스 게임과 미니 게임으로 몸을 푸는 정도에서 첫 훈련을 마쳤다. 시간도 1시간을 조금 넘겼다. 신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 준비한 훈련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언론에 훈련이 전체 공개되면서 내용을 바꿨다고 한다. 정보 유출을 고려한 선택이다.

다만, 조금 특별한 훈련을 한 선수들도 있다. 가볍게 공돌리기를 마친 뒤 피로 등으로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몇몇 선수들이 따로 훈련을 했다. 김신욱과 황희찬은 가벼운 러닝을 비롯해 비교적 강도가 약한 훈련을 했다. 구자철은 패스 게임에서도 주로 서서 패스를 내주는 훈련을 한 뒤엔 이재홍 피지컬 코치와 함께 훈련장을 달렸다. 시즌 막판 부상으로 한국에 일찍 돌아왔고 아직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라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따로 훈련한 선수들은 지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 피지컬 코치와 의논해 따로 훈련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딱히 부상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최적의 컨디션을 위해 훈련량과 강도를 조절했다는 뜻이다.

▲ 방향 전환이 많은 미니 게임 대신, 직선적으로 달리면서 몸을 만드는 구자철.

지난 14일 최종 명단이 발표된 이후엔 공격 쪽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렸다. 19일 강원FC와 경남FC의 경기에서 공격수 이근호가, 20일 디종FC와 앙제의 경기에서 미드필더 권창훈이 다쳐서 실려나갔다. 두 선수 월드컵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두는 투톱 전술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들. 이근호는 손흥민의 파트너로, 권창훈은 밸런스를 잡으면서 공수 모두 맡아야 하는 측면 미드필더로 가치가 높았다. 

'플랜 A'의 의미는 크게 퇴색된 상황이다. 23일 사실상 첫 훈련을 앞두고 신 감독은 "기존 전술 외에 다른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명단에 중앙 수비수가 많은 것으로 미뤄보아 스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뚜껑을 열기 전까진 확정할 순 없다. 신 감독은 새 전술에 대해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이미 비디오미팅을 했다. 어떻게 만들지는 다 알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제 새로운 전술을 입히려고 하는 데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추가적인 부상이다. 대안을 만들고 있는데 또 변수가 발생하면 제대로 된 경기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위험도가 높아진다. 아무래도 몸이 늦어지니 무리한 동작이 나오고,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쉽다. 유럽파 선수들은 이제 막 시즌을 마친 시점, 그리고 K리그를 비롯해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들은 월드컵 관계로 일찍 시작한 시즌과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동아시안컵과 터키 전지훈련으로 지친 상황이다.

신 감독은 "다같이 하는 훈련은 내일부터 당장 같이 할 것"이라면서도 "선수마다 하드 트레이닝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보고, 상황에 맞춰가면서 훈련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컨디션 조절에도 각별히 신경쓸 것이라는 듯이다.

축구는 일단 몸으로 뛰는 운동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발끝이 무뎌지고 반응 속도도 떨어진다. 뛰어난 기술도 빛을 잃는다는 뜻이다. 결국 최상의 컨디션으로 러시아에 가는 것은 전술적 완성도만큼 중요한 문제다. 신태용호는 새로운 전술에 적응하는 것과 함께 최상의 컨디션을 맞춰야 한다는 꽤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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