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 2018 1회 공연에서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김연아 ⓒ 한희재 기자

▲ 4년 만에 아이스쇼 무대에 오른 김연아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피겨스케이팅 여왕' 김연아(28)가 4년 만에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탔다.

김연아는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 2018에 특별 출연했다. 그가 아이스쇼 무대에 선 것은 2014년 소치 올림픽이 끝난 뒤 그해 4월에 열린 공연 이후다. 2016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에서는 마지막 공연 날 깜짝 출연했다. 그러나 그는 스케이트는 타지 않고 후배들을 격려하는 멘트를 했다.

대회를 주최한 올댓스케이트는 김연아가 올해 공연에서 특별 출연할 것으로 밝혔다. 과연 김연아가 빙판 위에서 연기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연아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캐나다로 건너가 갈라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 2018 1회 공연에서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김연아 ⓒ 한희재 기자

그는 선수 시절 동고동락했던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캐나다)과 새 갈라 프로그램을 작업했다. 경쟁 대회가 아닌 아이스쇼도 무대에 서려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김연아는 아이스쇼 무대에 설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새로운 안무를 익혔다.

김연아는 이날 1부 공연 마지막 순서에 등장했다. 그는 ㅅ새 갈라 프로그램 '하우스 오브 우드코크(House of Woodcock)'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과거 뛰어난 스케이팅과 자연스러운 몸동작은 여전했다. 김연아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독창적인 안무 표현 능력이다. 기술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었던 그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 표현력까지 갖추며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됐다.

이 프로그램은 점프 없이 안무로만 구성됐다. 관객들과 호흡하는 아이스쇼에서 점프는 큰 의미는 없다. 간혹 화려한 점프로 관중들의 탄성을 유도하는 선수들도 있다. 현역 시절 김연아의 교과서 점프를 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뛰어난 표현력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김연아의 연기는 과거 그의 경기에 열광했던 팬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또한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이끌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인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가 SK텔레콤 올댓스케이트 2018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한희재 기자

이날 공연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댄스 금메달리스트인 테샤 버츄-스캇 모이어(이상 캐나다) 조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팀인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기욤 시즈롱(이상 프랑스)가 출연했다.

또한 과거 '스핀의 황제'로 불렸던 스테판 랑비엘(스위스)도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의 갈채를 받았다. 여자 싱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케이틀린 오스먼스(캐나다)도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북미스케이터 답게 인상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김연아를 중심으로 '피겨스케이팅의 예술성'을 강조하는 연기가 주를 이뤘다. 소치 올림픽 이후 남자 싱글은 '4회전 점프 경연장'으로 변했다. 여자 싱글도 예술성보다 고난도 기술에 치우쳐 피겨스케이팅의 진정한 멋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있었다.

최근 피겨스케이팅은 시니어에 데뷔하는 선수들의 연령을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러시아의 어린 선수들은 가벼운 몸을 활용한 고난도 점프로 세계 무대를 석권했다. 이러다 보니 독창적인 안무와 예술성이 빙판 위에서 점점 사라졌다.

▲ 스테판 랑비엘(왼쪽)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연아 ⓒ 한희재 기자

이러한 시류에서 김연아는 과거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표현력을 선보였다. 기술이 대세가 되어버린 현재 한동안 보지 못했던 피겨스케이팅의 또 다른 멋을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신체점제 시대가 시작된 뒤 김연아 같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재평가를 받았다. 기술로만 치우면 현재 피겨스케이팅의 예술성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피겨스케이팅의 프로토콜은 기술점수(TES)와 프로그램 구성요소(PCS)로 크게 나뉜다.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진정한 프로그램을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은 피겨스케이팅의 독창적인 표현력을 보고 싶어한다. 짧았던 김연아의 연기는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룬 피겨스케이팅의 진정한 멋을 잠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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