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골프 여제' 박인비(30)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20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아림(23)을 1홀차로 제쳤다.
이로써 박인비는 생애 첫 KLPGA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서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9승을 올렸고 일본에서 4승,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1승 등 해외에서는 모두 24개의 우승컵을 모은 박인비는 그동안 KLPGA투어 대회 우승만 없었다.
박인비는 2008년부터 19차례 KLPGA투어 무대에 도전했지만 준우승만 6차례 차지했다다.
박인비는 또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져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도 털어냈다. 박인비는 "작년부터 사실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될까 싶어서 국내 대회 우승이라는 숙제를 빨리 풀고 싶었다"면서 "다른 대회도 아닌 작년에 준우승을 했던 매치 플레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해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오전에 열린 준결승에서 최은우(23)를 3홀차로 꺾고 결승에 오른 박인비는 국내 최장타자 김아림을 맞아 18홀까지 힘겨운 대결을 벌였다.
'잃을 게 없다'며 패기로 무장한 김아림은 장타뿐 아니라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퍼트까지 곁들여 박인비에 팽팽하게 맞섰다.
박인비는 13번홀(파3)에서야 4m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의 물길을 텄다.
15번홀(파4)에서 김아림의 3퍼트 보기로 2홀차로 앞서나가 수월하게 승리를 거둘 듯 했던 박인비는 16번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그린을 놓쳤고 3m 파 퍼트를 넣지 못해 1홀차로 쫓겼지만, 17번홀(파4)과 18번홀(파5)을 잇따라 파로 막아내며 김아림의 추격을 뿌리쳤다.
박인비는 "장타가 부러웠고 퍼트도 날카로와서 압박감을 많이 받았다"면서 "훌륭한 후배들이 많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우승상금 1억7천500만원과 3천500만원 짜리 굴삭기를 부상으로 받았다.
"뜻깊은 상품이라서 팔지 않고 (경북 영주) 부친 농장에서 쓰도록 하겠다"는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퍼팅 감각이 좋아져 US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2016년 데뷔해 우승은 없지만 남다른 장타력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아온 김아림은 세계랭킹 1위 박인비를 맞아 주눅 들지 않고 선전을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준결승에서 '퍼트 달인' 이승현(27)을 4홀차로 이겨 결승에 오른 김아림은 데뷔 이래 최고 성적과 가장 많은 상금(8천50만원)을 받아 위안으로 삼았다.
김아림은 "많이 배웠다. 눈호강을 했다"고 말했다.
올들어 한번도 톱10 입상이 없이 상금랭킹 44위에 머물렀지만 4강까지 오른 최은우는 3-4위전에서 이승현을 5홀차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이승현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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