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 팀 대기 명단에 포함된 '원톱' 석현준 ⓒ트루아 AC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권창훈(23, 디종FCO)이 다쳤다.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권창훈을 대표 팀 주전 공격수로 생각한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 팀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더불어 예비명단에 포함된 선수의 추가 발탁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시선은 석현준(26, 트루아AC)에게 쏠린다. 

권창훈은 20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간) 열렸던 앙제와 2017-18시즌 프랑스 리그앙 최종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가 후반 32분 교체됐다. 팀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면서 경기장을 어렵게 빠져나갔다. 

디종은 경기 이후 "권창훈이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는 공식성명을 냈다. 21일 대표 팀 출정식을 앞둔 상황에서 주축 공격수를 잃었다. 신 감독은 FC서울과 전북 현대와 경기에 참가해 취재진에게 "내일(21일) (출정식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했다. 

▲ 김민재, 염기훈에 이어 부상으로 월드컵에 낙마한 권창훈 ⓒ디종

◆수비, 미드필더 이어 공격수까지 부상악령

권창훈 부상에 하루 앞서 이근호(강원FC)도 19일 치러진 경남FC와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 1 원정 경기에서 후반 이른 시점 부상으로 이탈했다.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가 미세하게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관계자는 "내측 인대를 미세하게 다쳤다. 월드컵 참가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21일 출정식 이후 23일부터 진행될 대표 팀 소집훈련 및 28일(온두라스), 6월 1일(보스니아) 국내 평가전에 온전히 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신태용호엔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신 감독은 부임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4-4-2를 메인 포멧으로 삼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 권창훈을, 최전방 손흥민의 짝으로 이근호를 기용했을 때 가장 큰 재미를 봤다. 

오른쪽 측면에서 권창훈이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는 미드필더 플레이를 할 때 오른쪽 측면으로 넓게 뛰어 크로스를 올리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이근호의 조합이 사라졌다.

최근 3월 A매치 때 신 감독은 손흥민의 짝으로 김신욱(전북 현대)을 기용했지만, 조합의 엇박자가 났다. 

김진수, 김민재(이상 전북 현대)에 이어 염기훈(수원 삼성)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가 힘들거나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제 공격수까지 잇달아 쓰러졌다. 

▲ 지난 2016년 올림픽 대표로 독일과 싸운 경험이 있는 석현준

◆플랜A 변경 암시한 신태용 감독, 여지 생긴 석현준

대표 팀은 줄곧 4-4-2 포메이션을 플랜A로 삼았다. 그러나 김민재가 쓰러지고, 멕시코, 독일의 화력을 막기 위해서 스리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집 명단에 6명의 센터백 후보를 뽑은 것도 그 이유다. 

"4-4-2로 생각했지만 플랜A가 바뀔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 선발 배경도 거기에 있다. 포메이션이 바뀌면 활용도가 바뀌어 자세히 말할 수 없다. 플랜 A가 B로 바뀔 수도 있다. 국내 평가전을 마친 후 출국 전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되돌려 보고 가장 좋은 것을 만들어 가겠다." 지난 14일 월드컵 명단 발표 당시 신태용 감독.  

4-4-2에서 주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권창훈도 다치면서 4-4-2의 폐기 가능성이 더 커졌다.권창훈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이승우와 문선민, 이청용의 발탁 가능성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공격 조합 자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전술을 수정해 대표 팀이 만약 원톱 체제로 나서면 손흥민은 소속 팀에서 뛰는 것처럼 왼쪽 측면 공격수로 이동할 가능성이크다. 명단 중 원톱은 김신욱만 남는다. 원톱 공격수 추가 발탁도 가능하다.  

▲ 10대 때부터 유럽에서 뛰어온 석현준

◆리그앙에서도 압도적인 피지컬 보이는 석현준, 김신욱과는 다른 스타일

김신욱에 비해서 체격은 작지만 석현준은 10대의 나이부터 유럽에서 뛰어 유럽 수비수 사이에서 버틸 줄 안다. 

스웨덴과 독일의 수비수가 압도적인 체격을 가진 가운데, 신 감독도 상대 팀 선수들의 체격이 압도적인 것에 여러 차례 우려를 드러냈다. 그런 점에서 석현준이 리그앙에서 보이는 제공권 능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일 새벽 열린 AS모나코와 2017-18시즌 리그앙 최종전에 원톱으로 출전한 석현준은 팀의 0-3 패배를 막지 못했으나,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리그앙은 아프리카계 선수들이 많고, 유럽 무대에서도 피지컬이 중요한 리그다.


석현준은 190cm의 모나코 센터백 글리크와 184cm의 제르메송을 상대로 80분 동안 6번의 공중볼 다툼에서 이겼다. 80분을 뛰었지만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공중볼 경쟁에서 이겼다. 공격지역에서 9번, 수비지역에서도 2번의 공중볼 경쟁을 했다. 

모나코전에서 석현준이 선보인 전반 2분 헤더, 전반 13분 손에 맞아 무산됐으나 트래핑 이후 슈팅, 전반 30분 홀로 높이 떠서 한 헤더, 전반 40분 수비 경쟁에서 이기고 동료에게 완벽한 슈팅 기회를 내준 헤더 패스 모두 유럽 무대에서 통하는 석현준의 피지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득점도 준수하다. 꾸준하지 못한 게 유일한 흠이지만, 석현준은 리그 12라운드부터 15라운드까지 3경기 연속 골을 포함해, 리그 5라운드에 프리시즌도 합류하지 못하고 뒤늦게 데뷔전을 치렀으나 25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며 주전으로 뛰었다.

석현준은 유럽 수비수와 공중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데다가 기동력과 발밑까지 갖춘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장신 원톱'이라는 점에서 신 감독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  

◆신태용호 월드컵 예비명단 28인 + 대기명단 7인

-예비명단 

골키퍼-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FC)

수비수-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 윤영선(성남FC), 권경원(텐진콴잔), 오반석(제주 유나이티드), 김진수(전북 현대), 김민우(상주 상무), 박주호(울산 현대), 홍철(상주 상무), 고요한(FC서울), 이용(전북 현대)

미드필더-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빗셀 고베), 권창훈(디종FCO), 주세종(아산 무궁화), 구자철(아우쿠스부르크), 이재성(전북 현대), 이승우(엘나스 베로나),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공격수-김신욱(전북 현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FC) 

-대기명단

구성윤, 최철순, 손준호, 이명주, 이창민, 지동원, 석현준 

[영상] [리그1] '대표팀 탈락' 석현준, AS 모나코전 활약상 ⓒ스포티비뉴스 영상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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