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NL 1주차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이재영 ⓒ FIVB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국내 V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이재영(22, 흥국생명)이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이하 VNL)에서 한층 성장한 기량을 펼쳤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17일 중국 닝보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중국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5 25-15 25-13)으로 완승했다.

한국의 출발은 불안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로 여겼던 벨기에(세계 랭킹 13위)에 0-3으로 완패했다. 리시브 불안은 물론 무수히 쏟아진 실책으로 조직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두 번째 상대인 도미니카공화국(세계 랭킹 9위)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잡았다. 힘겹게 첫 승을 챙긴 한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력이 살아났다. 그리고 VNL 1주차 마지막 경기인 중국전에서는 3-0으로 완승했다.

중국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MVP 주팅과 세계적인 공격수 장창닝 등이 출전하지 않았다. 비록 거포들이 빠졌지만 중국을 올림픽 금메달로 이끈 명세터 딩샤와 18살 괴물 공격수 리잉잉, 2m가 넘는 장신 미들 블로커 위안씬웨 등이 코트에 나섰다.

한국의 승리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1세트부터 빗나갔다. 서브의 강도와 리시브, 수비 그리고 블로킹까지 모든 면에서 중국을 압도한 한국은 중국 원정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중국 원정 3연전에서 가장 많이 코트에서 땀을 흘린 이는 이재영이다. 그는 팀의 대들보 김연경(30, 중국 상하이)를 받쳐주는 보조 레프트 공격수로 나섰다. 공격은 물론 리시브와 수비 등 궂은일을 도맡은 그는 살림꾼 소임을 톡톡히 해냈다.

▲ VNL 중국과 경기에서 서브를 넣는 이재영 ⓒ FIVB 제공

특히 중국과 경기에서는 16점을 기록했다. 김연경(16점)과 32점을 합작한 이재영은 중국의 높은 블로킹 벽을 뚫었다.

이재영은 선명여고 시절부터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뛰어난 운동 신경과 공수를 겸비한 기본기는 그의 장점이다. 단지 날개 공격수치고 작은 키(179cm)가 약점이었다.

국내 V리그에서 이재영은 외국인 선수 못지않게 많은 볼을 때린다. 국제 대회에서도 선전했지만 작은 키에서 오는 한계로 높은 블로킹에 고전했다. 이재영이 국내 리그와는 차원이 다른 국제 대회에서 생존하려면 다양한 공격 방법이 필요했다.

이번 VNL을 앞둔 이재영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 블로킹을 활용한 공격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대회에서 나타나는 높은 블로킹에 고민이 많았다. 국내 리그에서와는 다른 타법과 기교가 필요했다.

중국은 평균 키가 187cm인 장신 군단이다. 179cm인 한국과 비교해 무려 8cm나 평균 키가 큰 팀이었다. 이재영은 볼을 때릴 때 갑자기 공격 방향을 바꾸고 상대 블로킹을 보고 밀어치는 타법을 구사했다.

이재영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호쾌한 스파이크다. 그러나 높이가 뛰어난 팀을 만나면 상대 블로킹에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중국과 경기에서 이재영은 다양한 타법으로 한층 성장한 기량을 펼쳤다. 이효희(38, 한국도로공사)의 정확한 토스도 이재영이 다양한 공격을 시도하는 데 힘을 불어 넣었다.

▲ VNL 도미니카공화국 전에서 서브를 넣는 이재영 ⓒ Gettyimages

무엇보다 중국의 높은 블로킹에 기죽지 않는 대범함을 보여줬다. 중국은 김연경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넣으며 견제했다. 김연경만 막으면 한국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효희의 노련한 볼 배급에 중국의 블로킹은 흔들렸다. 이재영은 자신감 넘치는 스파이크를 때리며 중국을 잡는 데 힘을 보탰다.

또한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와 리시브도 인상적이었다. 그의 장점은 공격은 물론 팀 리시브까지 해내는 점이다. 그동안 대표 팀 보조 레프트로 나서는 선수들의 문제는 리시브에 있었다. 지난 시즌 V리그 리시브 1위를 차지한 이재영은 도미니카공화국과 중국 전에서 상대 서브를 끝까지 버텨냈다.

중국과 경기에서 김연경과 이재영은 물론 김희진(27, IBK기업은행)도 10점을 올리며 선전했다. 김연경의 의존도에서 벗어난 한국의 조직력은 한층 탄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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