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제발 갔다왔을 때에도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들, 형들이 계셨으면 좋겠어요."

군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 김건희가 본의아니게 인터뷰실을 한바탕 웃겼다. 감독,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의 향후 거취(?)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수원삼성에게 16일은 기쁜 날로 적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수원은 울산현대를 3-0으로 꺾고 합산 3-1로 8강에 올랐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8강 진출이다. 여기에 좀처럼 터지지 않아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걱정을 샀던 김건희가 2골을 터트리며 또 한 시름을 놓게 했다.

입대 전 마지막 홈 경기에서 '잊지 말라'는 무력 시위를 한 김건희는 경기 후 개인 기록보다 "팀이 8강에 올라가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입대를 앞둔 감정은 잠시 뒤로 미뤄뒀다고 했다. "후회없이 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는 "수원이라는 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동안 수원에서도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다지지 못해 남몰래 마음 고생을 했던 김건희는 솔직히 감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조곤조곤 할말은 다 하는 김건희였다. '감독님께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에 그는 바로 옆 서정원 감독을 두고서 "제가 좋은 경기력 보여주지 못해서 감독님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고, 모든 게 죄송할 정도 였다"고 했다. 이어 "제발 갔다왔을 때에도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들, 형들이 계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두가 '빵' 터지고 서정원 감독도 김건희를 '툭'치며 웃음이 터진 순간. 김건희는 "한분도 빠짐 없이"라는 말을 남기고 수줍게 일어섰다.

[김건희 일문일답]

- 경기 소감

이겨서 8강 올라갈 수 있어서 좋다. 선수들끼리 경기 전에 미팅을 했다. (조) 원희 형이 '수원이라는 팀은 예전부터 강한 DNA를 가지고 있다. 그걸 보여주자'고 했다. 옆에서 보고 배우면서, 그런 걸 저도 닮아가고, (경기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싶었는데 오늘 같은 경기에서 그런게 나와서 기뻤다. 마무리 잘 한 것 같아 좋다.

- 입대전 마지막 홈경기 특별한 게 있었나

일단 잘하자는 생각보다는, 정말 후회없이 결과에 상관없이 해보자고 생각했다. 수원이라는 팀을 보여주고 싶었다.

- 수원이라는 팀이 부담이 되는지

일단 수원이라는 팀은 무조건 이겨야 되는 팀이다. 1,2년차 때 제가 그런걸 이기기엔 부족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 (군에) 가서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더 노력을 해야 해야 돌아왔을 때 살아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 아시안게임이 곧 열리는데

김학범 감독님이 뽑아주신다면, 열심히 다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뽑이지 않는다고 해도 제 갈길을 열심히 묵묵히 걸어가도록 하겠다.

- 서정원 감독님께 메시지

사실은, 어렸을때부터 축구를 하면서 감독님께 잘 장난도 많히 치고 그랬다. 그런데 (서정원) 감독님께는 제가 좀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해서 감독님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고, 모든 게 죄송할 정도 였다. 제발 갔다왔을 때에도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들, 형들이 계셨으면 좋겠다. 한분도 빠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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