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한용덕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게 약하다’는 오랜 속설은 이제 야구계의 정설로 굳어져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왼손 타자를 상대로 왼손 투수를 올리고 오른손 타자가 나올 때 다시 투수를 바꾸는 이른바 ‘좌우놀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오로지 승부처에서 왼손 타자 단 한 명만 상대하기 위해 불펜에서 대기하는 ‘원 포인트’ 좌완 투수도 상당수다. 왼손 투수는 전략적인 마운드 운용의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한화 불펜은 15일 현재 KBO 리그에서 평균자책점이 유일하게 3점대다. 그런데 한화 불펜엔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제외하면 왼손 투수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박주홍 단 한 명이다. 박주홍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거쳐 1군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벌써 18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6.18로 다소 높다. 리그엔 김재환(두산) 김현수(LG) 최형우(KIA) 손아섭(롯데) 나성범(NC) 구자욱(삼성) 등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강타자들이 각 팀에 포진해있다. 경험이 적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인 한 명이 떠안기 버거울 수 있다.

그러나 한용덕 한화 감독은 “불펜에 좌완 투수를 보강할 필요성은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왼손 투수가 무조건 왼손 타자에게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맞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한화 신인 박주홍은 코칭스태프의 굳건한 믿음 속에 1군에서 경험을 쌓아 가고 있다. ⓒ곽혜미 기자

박주홍은 왼손 타자에게 피안타율이 0.296(27타수 8안타)인데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25(16타수 2안타)다. 한 감독의 말대로 오히려 왼손 타자에게 많이 맞았다.

대신 오른손 투수들이 좌우타석을 가리지 않고 막아 냈다. 송은범은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76,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56이다. 안영명도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0.245, 왼손 타자를 상대로 0.250으로 큰 차이가 없고, 박상원은 피안타율이 좌우타석 모두 0.222로 같다. 오른손 타자를 전문적으로 잡는 사이드암스로 투수 서균을 제외하면 한 유형에 편중된 불펜 투수가 없다.

권혁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한 권혁은 재활을 마치고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복귀 시동을 걸고 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끌어올렸고 7경기 무실점을 이어 가고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올라왔다. 하지만 한 감독은 권혁의 재활 소식을 전해 들은 지난 3일 “지금 불펜의 짜임새가 너무 좋다”며 “불펜에 빈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서두르지 않고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 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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