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훈(왼쪽)과 권아솔 ⓒ로드FC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12일 김재훈(29, 팀코리아 MMA)과 아오르꺼러(23, 중국)의 경기에서 세컨으로 경기장에 온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2, 팀코리아 MMA)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작전 지시였다.

권아솔의 목소리를 등에 업은 김재훈은 아오르꺼러와 전면전을 최대한 피했다. 아오르꺼러를 클린치하고 펜스로 몰고 가 체력을 회복했다. 직전 경기에선 1라운드 만에 무릎을 꿇었지만 이번엔 2라운드까지 버텨 냈다.

하지만 김재훈은 3라운드가 시작하자마자 니킥에 휘청였고 파운딩을 맞아 졌다.

권아솔은 “안타까웠다. 1, 2라운드는 작전대로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말엔 아쉬운 마음이 진하게 묻어나왔다. “우린 매 경기 이기는 전략을 짠다. 그런데 김재훈은 ‘어떻게 질까’를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정도로 너무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재훈과 권아솔은 같은 체육관에서 함께 훈련해 온 동료다. 2015년 12월 아오르꺼러와 김재훈의 1차전에서 아오르꺼러가 경기가 끝나고도 파운딩을 멈추지 않자 세컨이었던 권아솔이 케이지에 난입해 아오르꺼러를 밀쳐 냈다.

그래서 권아솔은 동료이자 후배인 김재훈의 패배가 더 안타깝다. 권아솔은 특유의 독설을 김재훈을 향해 했다. “김재훈은 자기가 어느 정도 했다 싶으면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에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는 경기 전 장염으로 고생도 많이 했고, 경기 도중에는 팔에 부상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에 나가서 죽은 패잔병이 입만 살 수는 없다. 그런 건 모두 변명이다. 경기장에서 포기한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권아솔은 “(김재훈의) 경기력은 점수로 매길 수 없다. 선수로서 자질이 부족했다. 하지만 앞으로 자기가 조금씩 더 만족할 때까지 계속 노력하면서 어느 순간 만족에 이르게 된다면 첫 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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