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버닝'에 출연한 스티븐 연.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버닝'에 출연한 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 '좋아요'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SNS 좋아요보다 더 큰 논란은 이어진 사과의 진정성 문제였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은 최근 영화 '옥자'에 이어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에 출연하면서 국내에서도 익숙한 배우가 됐다. 사건은 SNS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시작됐다. 이것만 본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사진 속 조 린치 감독이 어린 시절 욱일기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행동이 문제가 되자 스티븐 연은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40분 만에 삭제했다. 한국어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은 전혀 다른 내용이 적힌 것이 또다시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영어를 못 읽을 줄 알았냐"는 비난을 서슴치 않았고, 결국 사과문마저 삭제했다.

이에 대해 서경덕 교수 역시 스티븐 연 행동에 일침을 가했다. 욱일기에 좋아요를 누른 것보다 이후 대처가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다. 서 교수는 "조 린치 감독이 어린 시절 욱일기로 만든 옷을 입고 있던 사진이기 때문에 현재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라면서도 "하지만 한국어 사과와 영어로 된 사과가 확연히 다른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라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꼬집었다.

이어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 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 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상황을 종합한 서 교수는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서 교수의 마지막 말은 많은 네티즌들의 생각을 대변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게 됐고,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한국어로 올린 글과 영문으로 올린 글이 같은 의미였다면 더 큰 논란이 일지 않았을 것을 스티븐 연이 정확하게 알아야 할 문제다.

한편 스티븐 연이 출연한 영화 '버닝'은 제71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오는 17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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