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람이 역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뭘 던질지 알겠다. 그런데 못 치겠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최고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팀마다 마무리 붕괴로 골치를 앓고 있는 가운데 흔들리지 않고 뒷문을 지키고 있다.

9일 현재 17경기에서 1승13세이브, 평균 자책점 1.15를 기록 중이다. 제 페이스를 지키며 최고의 공을 뿌리고 있다는 뜻이다.

상대가 뻔히 알 수 있는 볼 배합을 하고 있다는 점이 더 대단한 대목이다. 그야말로 "알고도 못 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정우람은 아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140km대 초반이 평균 구속이다. 하지만 그는 패스트볼 승부를 즐긴다.

지난해 구원 5위까지 랭크된 투수들의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를 조사한 데이터다. 정우람은 여기에서 압도적인 페이스로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타자와 승부를 결정할 때 패스트볼을 극단적으로 많이 썼다는 뜻이다.

5명 중 정우람보다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는 없다. 그럼에도 정우람이 가장 높은 패스트볼 승부구를 썼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는 뜻이다.

정우람은 체인지업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승부구로서 체인지업은 잘 활용하지 않는다. 지난해 정우람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25.4%였다. 하지만 승부구로 쓴 비율은 20.9%로 떨어진다.

A팀 전력분석원은 "정우람은 볼 카운트가 몰린다거나 타자와 승부가 잘 안 풀릴 때, 삼진이 필요할 때 패스트볼을 많이 쓴다. 패스트볼 구사율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순간이 있다. 모두가 그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하지만 타자들이 이겨 내질 못한다. 그만큼 정우람의 패스트볼이 위력이 있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정우람은 1할대 패스트볼 피안타율을 최근 몇년간 꾸준하게 찍고 있다. 중요한 건 상대도 알고 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B팀 전력분석원은 "체인지업은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타이밍을 뻇을 때 쓰는, 보여 주는 공이다.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는데 그 공을 치기가 어렵다. 올 시즌엔 지난해 중, 후반부터 쌓인 자신감이 더해지며 더욱 강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나 칠 수 없는 구종. 정우람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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