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컵을 들어올린 이니에스타.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왕좌에 오른 채로 팀과 작별한다.

FC바르셀로나는 22일(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리는 2017-18시즌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세비야를 5-0으로 이겼다.

이니에스타는 '마지막 결승전'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에서 직접 골까지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후반 7분 수아레스가 세비야의 공을 빼앗았고 이니에스타가 메시와 2대1 패스로 침투한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만들었다. 이니에스타는 껑충 뛰어올라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스페인 최고의 명문 구단 바르사에서 성장해 일일이 세기도 어려울 만큼 큰 영광을 누렸다. 이번 결승전 전까지 라리가 8회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스리그 4회, 코파 델 레이 5회, 스페인 수페르코파 7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3회, UEFA 슈퍼컵 3회 우승을 차지했다. 세비야를 꺾으면서 이니에스타는 개인 통산 6번째 코파 델 레이 우승을 달성했고, 팀엔 통산 30번째 우승을 안겼다.

이니에스타는 바르사의 유스 시스템 '라 마시아'가 길러낸 '명품'이다. 2002-03시즌 1군으로 데뷔한 이래 바르사를 위해서만 활약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 팀에 찾아왔던 2번의 전성기를 모두 함께했다. 2008-09시즌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의 트레블, 2014-15시즌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만든 트레블 때 핵심 선수로 맹활약했다.

처음엔 종종 측면 공격수로 나서기도 했다. 기술이 워낙 뛰어난 데다가 발도 빨랐기 때문. 속도를 살린 드리블은 충분히 공격적이었다. 영리한 경기 운영과 창의적인 패스도 가능해 중앙에서도 능숙하게 활약했다. 중앙과 측면 모두에서 뛸 수 있는 이니에스타는 전술적 가치가 높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니에스타도 세월은 피할 수 없는 법. 시간이 흐르니 기동력과 체력이 떨어졌다. 1984년생. 이제 한국 나이로 치면 35세가 된 이니에스타는 전성기보다 확연히 신체 능력은 떨어졌다. 물론 생각의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 영리한 움직임과 뛰어난 기술, 완숙해진 경기 운영은 이니에스타를 여전히 바르사와 스페인 대표 팀의 주축 선수로 설 수 있게 한다.

▲ '만.족.' 골 넣고 기분 좋은 이니에스타.

정상에서 맞는 이별이다. 이니에스타는 기량으로 봤을 때 여전히 바르사의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떠난다. 지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맛보긴 했지만, 여전히 팀에 팀에 두 개의 우승 컵을 안겨주고 작별할 것이 유력하다. 코파 델 레이에선 이미 우승을 차지했고, 라리가에서도 무패 행진을 하면서 빠르면 다음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이니에스타는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라리가 우승을 확정할 것"이라면서 끝까지 팬들을 기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니에스타는  후반 42분 데니스 수아레스와 교체돼 경기장을 떠났다. 바르사 팬들은 물론, 세비야의 팬들까지도 박수를 보냈다. 벤치에 앉은 이니에스타 역시 눈물을 글썽이며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아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니에스타는 코파 델 레이 우승을 확정한 뒤  "이번 주에 내 결정을 밝히겠다"고 밝힌 상태.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큰 상태에서, 행선지에 오히려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매체 다수는 이니에스타가 중국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꾸준하게 빛났던 선수 생활. 이니에스타의 경력을 반영하듯 마지막까지 '왕의 자리'를 지키면서 떠난다. 이니에스타다운 이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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