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을 시도하는 데릭 페이버스(왼쪽)와 이를 막는 카멜로 앤서니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카멜로 앤서니를 공략하라.”

2017-18 NBA(미국 프로 농구)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시리즈가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4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5번 시드 유타 재즈는 시리즈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은 서로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그중 유타는 카멜로 앤서니 쪽을 노릴 전망이었다. 앤서니 수비가 약하기 때문이다. 앤서니와 매치업되는 데릭 페이버스가 높이와 힘으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페이버스는 지난 15일(이하 한국 시간) 오클라호마시티와 1차전에서 30분간 단 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FG 3/7에 그쳤다. 공격 기회는 많았다. 그러나 포스트업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앤서니의 버티는 힘이 뛰어났기 때문. 외곽으로 나와도 페이버스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게 바로 2대2 게임이었다. 앤서니는 시즌 내내 2대2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유타는 이마저도 완벽하게 공략하지 못했다. 빌리 도노반 감독이 훌륭하게 수비 전략을 짜왔기 때문이다.

▲ 도노반 미첼과 데릭 페이버스가 2대2 게임을 펼친다.

▲ 러셀 웨스트브룩과 카멜로 앤서니가 미첼에게 집중한다. 오픈 기회를 잡은 페이버스는 골 밑으로 들어간다.

▲ 그러나 리키 루비오의 수비수 코리 브루어가 페이버스의 이동 경로를 막아버린다. 이때 미첼은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한다. 결국 미첼은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다가 공을 빼앗겼다. ⓒTNT 중계화면 캡처


오클라호마시티는 위크사이드(공이 없는 쪽)에서 적절한 도움 수비를 펼쳤다. 바로 태그(Tag) 수비다. 태그는 위크사이드의 수비수가 페인트존 안쪽으로 컷인 하는 선수를 막는 도움 수비다.

태그는 두 가지로 나뉜다. 위크사이드에 두 명의 수비수가 있을 때와 한 명이 있을 때다. 

▲ 그림을 보면 두 명의 수비수가 위크사이드에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위치에 따라 임무가 달라진다. 1번은 하이 태그, 2번은 로우 태그라고 한다. 1번은 주로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도움 수비, 2번은 골 밑에서 도움 수비를 펼친다. 만약 한 명이 위크사이드에서 태그 수비를 한다면 대부분 골 밑 안쪽으로 도움 수비한다. ⓒTNT 중계화면 캡처


오클라호마시티는 두 명의 위크사이드 수비수를 활용했다. 이때 하이 태그로 페이버스의 경로를 가로막았다. 미첼은 2대2 게임에 능하지 않다. 또한 경기 내내 압박 수비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버스까지 도움 수비에 막혀 공격을 풀어가는 데 쉽지 않았다. 

물론 미첼은 1차전 27점 10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지만 앤서니를 공략하고 페이버스의 경기력을 살려주지 못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스나이더 감독은 1차전 패배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2차전 들어 공격 전략을 수정해서 나왔다. 바로 컷인 플레이를 활용한 것이다.

▲ 1차전과 같은 상황이다. 조 잉글스와 데릭 페이버스가 2대2 게임을 펼친다.

▲ 이번 수비 역시 볼 핸들러에게 두 명의 수비수가 붙는다. 페이버스는 골 밑 안쪽으로 들어가고 폴 조지가 하이 태그 수비를 펼친다. 그러나 여기서 달라진 점이 있다. 위크사이드에 있는 선수가 컷인을 했다는 것이다. 오른쪽 45도에 있던 로이스 오닐은 조지가 도움 수비를 펼치자 바로 컷인을 시도했다.

▲ 오닐은 조지의 타이밍을 빼앗고, 잉글스에게 공을 받았다. 이후 돌파를 한 뒤 오른쪽 코너에 있는 요나스 예렙코에게 패스했다. ⓒFox Sports 중계화면 캡처

유타는 오클라호마시티의 2대2 수비를 완벽하게 공략했다. 이를 통해 앤서니에게 수비 부담을 안겼다. 1차전 당시 앤서니를 상대로 야투 3개 중 단 1개도 성공하지 못한 페이버스는 2차전에서 10개 중 6개를 넣는 집중력을 보였다. 가드진의 컷인으로 수비가 헐거워진 틈을 타 골 밑에서 존재감을 보인 결과였다. 

유타의 공격 전개 방법이 달라진 결과, 전체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플레이오프 단기전은 전술 변화가 많다. 매 경기 공격과 수비에서 변화가 있다. 1차전에서 2대2 공격 해법을 찾지 못한 유타가 2차전에 카운터를 날렸다. 과연 이에 당한 오클라호마시티는 3차전에서 어떤 수비법을 들고나올까. 유타와 오클라호마시티의 3차전은 오는 22일 유타의 홈구장 비빈트 스마트 홈 아레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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