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2002년 대한민국, 2006년 우크라이나, 2010년 우루과이, 2014년 코스타리카.

지난 4번의 FIFA 월드컵에서 8강 이상 성적을 기록했던 국가들이다. 뒤돌아보면 뜻밖의 결과로 월드컵에 재미를 더한 팀들이기도 하다. 2002년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을, 16강에서 이탈리아를, 8강에서 스페인을 꺾었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참으로 정직한 결과를 냈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거의 유일한 이변을 썼다. 첫 출전 만에 8강 고지를 점했던 우크라이나다. 2010년 우루과이는 전 대회 예선 탈락 아픔을 딛고 4강 신화를 썼다. 그리고 2014년 코스타리카는 조별 리그 꼴찌 예상을 한 방에 뒤엎고 8강까지 올랐다. 조별 리그에서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를 탈락시켰으니 말 다했다.

4년 마다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구 축제. FIFA 랭킹대로만 된다면 재미없다. 여전히 우승 후보는 존재한다. 독일,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이 4강. 대항마는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벨기에로 점쳐진다. 하지만 늘 '언더독'들은 순진한 얼굴로 전에 없던 일을 꿈꾼다. 예상은 빗나가는 게 제맛이지만, 다가올 월드컵도 포기 않고 전망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다크호스 4개국이다. 스크롤을 내릴 수록 우승권과 멀어보이고 이변을 쓸 국가에 가까워진다.

◆ 잉글랜드

*G조: 벨기에 파나마 튀니지 잉글랜드

카일 워커는 말했다. "잉글랜드가 우승하면 기적"이라고 말이다. 선수단과 국민들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워커는 삼사자 군단의 경험을 걱정했다. 맞다. 축구 종가는 그 명색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메이저 대회 성적이 신통치 않다. 4강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뒤로 밟은 적이 없고 지난 대회는 '급기야'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행은 어렵지 않게 확정했다. F조에서 8승 2무, 무패로 1위를 거머쥐었다. 물론 스페인, 이탈리아가 한 조에 묶인 G조와 비교하자면 조 구성에서 잉글랜드는 예상 1강이었고, 예상대로 정상을 차지한 거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호는 따지자면 '황금 세대'는 아니다. 허나 '도전자'를 인정하면서 오히려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키는 축구도 꽤 안정적이다. 3월 A매치에서 로렌조 인시녜에게 득점을 허용하기 전까진 624분 무실점을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달렸다. 잉글랜드를 보는 기대는 전만큼 높지 않다. 그러니 부담은 덜었고 다크호스로 부상할 기회를 잡았다. 일단 첫 단추도 잘 들어맞았다. 이 대진에 조별리그를 '또' 통과 못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이변이라 할만한다.

◆ 크로아티아

*D조: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 마리오 만주키치, 각종 치치치. 알고보면 '스타 군단'인 크로아티아도 빼놓으면 섭섭할 다크호스 가운데 하나다. 월드컵 가는 길은 험난했다. 최종 예선 10차전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마저도 무산될 가능성에 놓였었다. 크로아티아축구협회는 그 시점에 안테 차치치 감독을 경질하고 즐라트코 달리치를 선임했다. 그후 크로아티아는 플레이오프 승리로 월드컵에 안착했다.

첫 대회 출전에 4강에 오른 뒤 성적은 우승권과 아주 멀었다. 2010년 대회는 출전 자체가 불발됐고 2014년엔 조별 리그서 탈락했다. 이번엔 좀 다르다. 2018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I조 1위를 내준 아이슬란드가 조별 리그 통과를 두고 다툼을 보일 팀으나 꼽히나 여러모로 실상 나아보이는 건 크로아티아다. 조 2위로 통과하면 C조 1위가 유력한 프랑스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또하나의 비극이지만 어쩐지 크로아티아도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 이집트

*A조: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우루과이

루키들이 멋 모르고 하다보니 얼떨결에 꽤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있는 걸 종종 발견하곤 한다. 어쩌면 이번 월드컵에선 이집트가 그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집트는 1990년 이후 28년만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3연속 본선 진출로 나름 월드컵 '단골'인 가나를 꺾은 게 어쩐지 의미심장하다.

단연 스타는 '이집트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해결사가 있다는 건 든든할 수 밖에 없다. 2010년 대회 4강, 2016년 대회 16강에 빛나는 우루과이가 가장 큰 경계 대상. 그 외에는 경험이 미천하기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팀들이다. 1위를 하나 2위를 하나, B조 조별 리그 통과가 예견되는 포르투갈 또는 스페인을 만날 것이 자명한 상태. 근 30년 만에 월드컵이 참 잔인하다 싶지만 일단 16강 진출도 큰 성공이다.

◆ 페루

*C조: 프랑스 호주 페루 덴마크

지역 예선 통과가 사악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남미를 통과했다는 것 자체가 저력을 이미 입증한 셈이다.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에 이어 페루는 막차를 타고 남미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칠레, 파라과이 마저 탈락한 고된 길. 페루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뉴질랜드를 1·2차전 합계 2-0으로 제압한 뒤 무려 36년 만에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월드컵은 물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완전한 두각을 보이지 못했기에 낯설 수 있다. 하지만 FIFA 랭킹을 보면 생각은 달라진다. 폴란드 곧바로 뒤, 11위가 페루의 현재 자리다. 워낙 지역 예선 스파링 상대가 강했던지라, 강팀에는 단련이 돼 있다. 아르헨티나와 지역 예선 두 번의 맞대결에서도 페루는 모두 무승부를 거뒀고, 3월 A매치에서도 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를 상대해 2승을 챙겼다. 지역 예선 18경기 26실점. 다만, 높은 실점률이 옥에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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