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왼쪽)와 김태형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양의지, 개인 운동이야?"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3차전 도중 이례적으로 안방마님 양의지(31)를 더그아웃으로 불러세웠다. 선수단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호통을 쳤다. 우선 베테랑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선수단에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였다. 

양의지는 7회초 1사에 타석에 들어섰다. 양의지는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노골적으로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양의지는 분을 삭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7회말 2번째 투수 곽빈이 연습 투구를 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양의지는 곽빈의 공을 받지 않고 뒤로 빠뜨렸고, 정종수 주심은 황급히 다리를 벌려 공을 피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김 감독은 큰 목소리로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세웠다. 양의지는 아무 말 없이 김 감독 앞에 달려가 섰다. 김 감독은 "지금 개인 운동이야?"라고 다그치며 감정 조절을 못한 점을 꼬집었다. 앞선 타석에서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신인 투수의 공을 성의없이 받은 점을 지적한 것.

김 감독이 양의지를 굳이 불러 다그친 이유는 2가지다.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기 전에 흐름을 끊고, 선수단 모두 더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양의지를 혼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8-1 승리로 5연승을 달린 뒤였지만,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라커룸에 코치와 선수들이 모두 집합했고, 곧바로 김 감독이 들어가 짧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팅을 마쳤다. 

김 감독은 선수단 미팅 후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요즘 추세를 보면 스트라이크존 양 옆을 넓게 주고 있다. 심판진이 조금씩 존을 넓혀가는 과정인 거 같다. 그럼 선수는 불만을 가질 게 아니라 빨리 존에 적응하고 따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판진은 지금 심판진대로 예민한 상황이다. 심판이 아니면 그 스트레스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꾸 맞설 게 아니라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오늘(10일)도 보면 우리만 넓게 본 게 아니라 두 팀 똑같이 넓게 잡아줬다. 그런데 선수는 자기 타석만 보니까 나만 손해봤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고자 한 말은 의도대로 잘 전달됐지만, 김 감독은 양의지를 선수단이 다 보는 앞에서 혼낸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김 감독은 양의지에게 힘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양의지는 그런 김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는 답장을 보냈다. 김 감독은 양의지의 답장을 확인하면서 "애정이 없으면 그렇게 혼내지도 않는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