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혁이 10일 한화를 상대로 성공적인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덕수고등학교 시절 150km를 거뜬히 찍는 한승혁의 패스트볼은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었던 1등급 상품이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전광판에 시속 157km를 찍는 등 한승혁은 여전히 KBO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다. 그의 강속구를 부러워하는 투수들이 한가득.

이런 한승혁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제구다. 아무리 구위가 좋아도 제구가 좋지 않으니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전 스포트라이트와 기회를 받았으나 1군에서 자리를 잡은 적은 없다. 지난해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디로 튈지 모르던 강속구가 영점이 잡히니 다른 투수가 됐다. 1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에 나선 한승혁은 경기 내내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김기태 KIA 감독이 기대했던 5이닝을 채웠다.

1회와 6회 한화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에게 허용한 실투 2개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그동안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1대 1에 가까웠을 만큼 제구가 좋지 않아 KIA 벤치의 애를 태웠는데 이날은 투구 수 89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5개로 선발투수로 이상적인 비율이었다. 삼진 4개를 빼앗은 반면 볼넷은 2개밖에 주지 않았다. 빠른 공은 명불허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5km, 최저 구속은 147km를 찍었다.

한승혁은 힘으로 한화 타선을 짓눌렀다. 150km를 넘는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에 꽂히니 타격감이 좋은 한화 타자들이라도 무력했다. 경기 초반 패스트볼로 마운드를 장악했다. 2회 하주석과 최진행 그리고 오선진은 한승혁의 패스트볼에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섰지만 모두 땅볼로 물러났다. 5회가 백미. 한승혁은 공 10개로 5회를 실점 없이 마무리했는데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여기에 새로 장착한 커브도 한승혁의 호투에 힘을 보탰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날카롭게 떨어져 한화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이끌었다. 4회엔 커브를 결정구로 한화 4번 타자 호잉에게 삼진을 빼앗았다.

한승혁의 선발 등판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었다. 한승혁이 지난 4일 SK와 경기에서 4이닝 6탈삼진 1실점 호투했을 때 김 감독은 선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이날 5이닝만 채워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비록 6회 동점 홈런을 허용해 한승혁 스스로 승리 투수 요건을 날렸지만 이날 투구로 다음 경기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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