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오른손 투수 송은범은 올 시즌 재기를 노린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건일 기자] 한용덕 한화 감독은 투수 개막 엔트리 12명 명단에 송은범을 넣었다. 지난 16일 송은범의 투구를 보고 "실망했다"며 호되게 질책했던 점을 떠올리면 한 감독의 선택은 의외였다.

24일 개막전을 앞두고 한 감독은 "(송진우) 투수 코치와 상의 끝에 결정했다. 원래 시범경기에서 한 번 더 보려고 했는데 (경기 취소 때문에) 못 봤다. 언론에 조금 엄하게 이야기를 한 건 송은범이 각성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며 "송은범이 원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투구 패턴이 단조로웠는데 최근 투심 패스트볼을 익히고 좋아졌다. 일단은 롱 릴리프나 셋업으로 길게 던지면서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은범은 2016년 한화와 FA 계약을 맺은 뒤로 3시즌 동안 4승 24패에 그쳤다. 지난해 1군에선 불과 37⅓이닝.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의 보상 선수였던 임기영이 우승 팀 KIA의 4선발로 자리 잡으면서 송은범을 보는 시선은 더 나빠졌다.

그러나 김성근 전 감독은 물론 지난해 중간에 한화를 지휘한 이상군 전 감독 대행도 송은범을 놓지 못했다. 송은범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해 오른손 투수가 적은 한화에 필요한 투수다. 더군다나 SK 시절 윤석민과 국내 오른손 투수 1, 2위를 다퉜던 그의 구위는 아직까지 크게 녹슬지 않았다. 부진했던 지난해에도 그의 빠른 공 구속은 시속 140km 후반대를 유지했다. 배영수가 "구위는 팀 내 최고"라고 치켜세웠을 정도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 감독도 마찬가지. 원래 한 감독은 2018 시즌을 앞두고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송은범을 제외했다. 사실상 전력 외 통보. 그런데 송은범이 2군 스프링캠프에서 10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한 감독은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고 그를 1군에 불렀고 개막 엔트리에도 넣었다.

송진우 투수 코치는 "아마 이젠 투구 패턴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밝히기 어렵지만 나와 따로 준비한 무기도 있다. 송은범 스스로 투구 높낮이를 조절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은범은 이날 팀이 한 점을 뽑아 3-6으로 추격한 7회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 감독과 송 코치가 말한 대로 이전과는 달랐다. 이날 송은범이 던진 구종은 4개, 주목할 점은 제2구종인 슬라이더가 하나뿐이다. 공 14개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 4개와 투심 패스트볼 4개, 그리고 체인지업 5개를 던졌다. 첫 타자 이정후의 타구가 빗맞아 2루타가 됐지만 박동원과 서건창은 땅볼로 물러났다. 최고 구속은 146km로 찍혔다.

한화와 계약 만료를 앞둔 송은범은 부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송 코치는 "같이 오키나와 1군 캠프를 못 가서 마음에 걸렸는데 송은범이 고치에서 굉장히 준비를 잘했다. 본인 스스로 재기하려는 의지도 강하다"고 했다. 

현재 한화는 마운드는 안영명과 이태양이 빠져 있어 비상사태. 한 감독은 "1군에서 송은범이 던지는 경기를 몇 차례 보고 올 시즌 그의 활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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