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이성열(왼쪽)과 두산 베어스 박세혁은 사구 여파로 나란히 4주 진단을 받았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화가 나더라."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16일 이성열(34)이 재활군으로 간다는 소식을 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열은 14일 넥센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서 조상우가 던 진 공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이 근육이 손상됐다. 이성열은 4주 진단을 받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14일 넥센전에서 이성열을 비롯해 백창수, 오선진, 정범모(현 NC 다이노스)까지 4명이 몸에 공을 맞았다. 시범경기에서 4명이나 사구를 기록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3월에 열리는 시범경기는 쌀쌀한 날씨에서 진행되고, 선수들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시기라 사구가 나오면 부상 위험은 조금 더 높아진다. 한 감독이 목소리를 높인 배경이다. 

두산 베어스 백업 포수 박세혁도 사구에 울었다. 박세혁은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8회 대타로 나서자마자 이민우가 던진 공에 왼쪽 종아리를 맞았다.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며 경과를 지켜봤고, 19일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종아리 가자미근 내측 힘줄 손상 진단을 받았다. 박세혁은 4주 진단을 받고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재활하기 위해 출국했다.

박세혁은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두산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때 타격감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시범경기 첫 타석에 들어가자마자 다쳤으니 얼마나 아쉬웠겠나"라고 귀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방망이 컨디션이 워낙 좋아서 포수 엔트리를 3명으로 갈까도 생각했다. 중요할 때 (박)세혁이를 대타로 쓸까 고민했을 정도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스프링캠프 앞뒤로 감독들이 가장 경계하는 건 부상이다. 부상은 시즌을 구상하는 감독들의 계산을 어그러트리는 가장 큰 변수다. 스프링캠프 동안 만족스러운 점을 꼽아달라고 하면 감독들은 "부상 선수 없이 마쳐서 다행"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꺼낸다. 

사구 부상은 그런 의미에서 감독과 선수를 가장 허탈하게 한다. 선수가 아무리 조심해도 사구는 피할 길이 없다. 연습 경기에서는 몸쪽 사인을 자제하는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예외는 늘 생긴다.   

투수도 일부러 맞추려는 의도는 없었겠지만, 맞은 선수로서는 화가 나는 상황이다. 이성열과 박세혁은 4주 재활을 마치고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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