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7년의 밤'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7년의 밤’의 가장 큰 미덕은 탄탄한 스토리다. 영화의 특성상 다소 지루한 느낌이 있지만, 탄탄한 스토리는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된다.

영화 ‘7년의 밤’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한 남자와 그 남자로 인해 딸을 잃은 또 다른 남자,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는 소년의 7년을 담은 작품이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시종일관 어두운 감정을 따라간다. 밝은 빛은 볼 수 없다. 영화의 배경은 물론, 등장 인물들의 정서도 어둡기만 하다.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은 7년을 고통 속에 살아가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지옥같은 7년을 보낸다. 우발적 살인범 최현수(류승룡)와 시신으로 돌아온 세령의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안승환(송새벽)은 각기 다른 마음의 짐을 등에 업고 살아간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7년 전 오영제(장동건)의 딸 세령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고와 그로 인해 변해버린 인물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을 버틴다. 오영제는 딸에 대한 복수인지,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는 분노에서 시작된 복수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최현수에게 끔찍한 복수를 계획한다. 무려 7년의 세월 동안 그들을 지켜보고 자신의 계획이 완성되길 바란다.

영화는 다소 문학적이다. 대사보다는 그들의 행동과 표정을 따라가며 감정을 묘사한다. 자신이 죽인 세령의 아버지 오영제의 복수를 마주하는 최현수와, 딸의 복수를 위해 더욱 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오영제가 부딪히며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 영화 '7년의 밤'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물론 극과 극으로 맞서는, 그릇된 부성애는 관객들의 공감을 받지 못 할 수도 있다. 연출은 맡은 추창민 감독은 ‘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악의 근본, 깊은 곳에 깔려 있는 그 이유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를 심어 뒀지만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감정이다.

그럼에도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서사다.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로 인해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이야기의 끝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기 충분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바로 소설과의 차별점이기도 한 오영제를 연기한 장동건이다. 그동안 젠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장동건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영제에 몰입했다. 영화 곳곳에 치열하게 고민했을 장동건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7년의 밤’은 결코 쉬운 작품은 아니다. 극중 인물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함으로 비롯되는 지루함도 느낄 수 있고, 무거운 분위기에 지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볍지 않은, 묵직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원작이 지닌 탄탄한 스토리는 묵직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거름이 됐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3분.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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