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재균은 kt 위즈의 해묵은 3루수 고민을 해결해줬다. ⓒ 한희재 기자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해외파 스타플레이어들과 FA 이적 선수들, 화려한 신인들에 대한 기대로 유난히 더 반갑고 설레는 2018년 봄이다. 스포티비뉴스는 시즌 개막을 맞아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할 4가지 화제를 선정하고 두 가지 시선으로 점검해 봤다. 긍정적 요소와 불안 요소는 무엇인지를 한 방에 점검해 보는 시간. 스포티비뉴스의 '개막 SPO일러'와 함께라면 가능하다. -편집자주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올해 kt 위즈 선수단 사이 금기어는 '탈꼴찌'다. 김진욱 kt 감독은 올 시즌 목표로 "탈꼴찌"를 외치는 선수가 보이면 그자리에서 혼을 내고 있다. 김 감독이 설명한 이유는 간단하다. "감독이 5강이 목표라고 하는데, 선수가 감독 기를 죽이면 쓰나."

10구단 체제가 된 이래 kt는 꼴찌를 도맡아 왔다. KBO 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50승 언저리, 승률 3할에 머물며 최하위에 그쳤다. 얄미운 아홉째 형 NC 다이노스 때문에 신생 구단이란 변명은 꺼내지도 못했다. NC는 1군 첫해인 2013년에만 7위에 머물렀고, 2014년부터 4년 연속 가을 야구에 진출하며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했다. 

막내라고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kt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오태곤과 윤석민을 영입하면서 타선을 강화했다. FA 시장에도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황재균과 4년 88억 원에 계약하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전력에 큰 보탬이 된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와 타자 로하스를 붙잡고, KBO 리그 94승 투수 니퍼트를 영입하면서 할 수 있는 투자는 다 했다. 김 감독이 "5강을 본다"고 할만한 변화다. 

▲ 김진욱 kt 위즈 감독이 황재균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한희재 기자
▲ kt의 이유 있는 자신감, 황재균

황재균은 kt의 해묵은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줬다. kt는 지난 시즌 내내 3루수 적임자를 찾아 나섰다. 시즌 중반까지 유격수 출신인 심우준에게 맡겼지만, 딱 맞는 옷은 아니었다. 오태곤과 윤석민을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배경이다. 타선 강화 목적도 있지만, 두 선수 모두 3루 수비가 가능한 점을 눈여겨 봤다. 

그러나 윤석민과 오태곤으로 갈증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두 선수는 핫코너를 지키기에 수비가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1루수와 지명타자 쪽에 더 어울렸다. kt는 시장에서 다시 한번 3루수감을 살펴봤다. 때마침 황재균이 국내 유턴을 선언했고, kt는 재빨리 손을 내밀어 계약을 성사시켰다. 

황재균이 핫코너를 지키면서 kt 내야는 한층 더 탄탄해졌다. 3루수 황재균-유격수 정현-2루수 박경수-1루수 윤석민까지 짜임새가 생겼다. 내야 보강 카드였던 오태곤이 외야로 자리를 옮길 정도다. 포지션 경쟁 구도도 그려진다. 심우준은 시범경기 6경기 타율 0.471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정현을 압박했고, 남태혁은 6경기 타율 0.300 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1루수 백업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유격수와 2루수로 뛰는 베테랑 박기혁도 있다. 

▲ 윤석민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8타점을 올리며 4번 타자 몫을 톡톡히 해냈다. ⓒ kt 위즈
▲ '물방망이' kt는 잊어라
 
김 감독은 지난해 장타 갈증을 호소했다. kt 타선은 지난 시즌 타율 0.275(9위) 장타율 0.410(9위) 119홈런(9위) 625타점(10위)에 그쳤다. 시즌 초반까진 마운드의 힘으로 상위권에서 버텼지만, 마운드가 지칠 무렵에도 방망이에 불이 붙지 않으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끝까지 바꾸지 못했다. 승리를 결정짓는 한 방을 날릴 선수가 간절했다.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득점권에서 기대할 수 있는 타자가 늘었다. 로하스와 윤석민, 황재균, 오태곤, 박경수, 유한준, 남태혁까지 타선이 조금 더 묵직해졌다. 여기에 '29살처럼 노련한 타격을 펼친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는 신인 강백호가 가세했다. 강백호는 시범경기 6경기에서 타율 0.333 4볼넷 3타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는 반년 사이 적극적인 보강으로 다른 팀 베스트9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 라인업을 갖췄다. 선발 로테이션은 니퍼트-피어밴드-고영표-주권-금민철로 확정했다. 충분히 검증된 선발투수를 3명이 이상 확보하고 시즌을 맞이한 것도 처음. 불펜은 김 감독이 "아직 다 정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kt가 더 이상 탈꼴찌는 목표가 아니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