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테이블세터 고민을 풀어줄 박건우(왼쪽)와 허경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1990년생 듀오' 박건우와 허경민이 두산 베어스의 테이블세터 고민을 풀고 있다. 

두산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RAR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 14-2로 크게 이겼다. 테이블세터로 나선 박건우와 허경민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건우는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허경민은 3타수 1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허경민과 박건우는 경기 흐름을 바꿨다. 0-2로 뒤진 4회 허경민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날리면서 물꼬를 텄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양의지가 좌익수 앞 적시타를 때리면서 1-2 추격을 시작했다. 

박건우는 역전 3점포를 터트렸다. 5회 1사에서 백민기와 김재호가 나란히 안타로 출루한 상황. 박건우는 왼쪽 담장 너머로 시범경기 2호 아치를 그리며 4-2로 뒤집었다. 이어 허경민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이어 갔고, 2사 3루에서 김재환이 우중월 쐐기 투런포를 터트리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뺏었다. 

테이블세터는 올 시즌을 두산이 떠안은 숙제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2번 타자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리드오프 민병헌(롯데 자이언츠)까지 떠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 시즌 최주환과 류지혁, 정진호 등이 1, 2번 타순에서 어느 정도 힘을 보태긴 했지만, 포지션을 비롯해 팀 전반적인 사정을 고려하면 테이블세터로 섣불리 굳히긴 어려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조합을 찾아 나갔다. 지난해 3번 타자로 자리 잡은 박건우를 리드오프로 복귀시켰다. 2번은 새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에게 맡겼다. 1번 박건우부터 2번 파레디스, 3번 오재일, 4번 김재환, 5번 양의지까지 쉬어갈 틈 없는 묵직한 타선을 꾸렸다. 

그러나 KBO 리그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파레디스에게 시간이 필요했다. 공격 물꼬를 터야하는 자리에서 계속해서 아웃 카운트만 늘어나자 공격 흐름이 계속해서 끊겼다. 김 감독은 파레디스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타순도 6번까지 내리면서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바꿨다. 

2번 타순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 허경민이 치고 나왔다. 허경민은 지난 시즌 타격 부진을 털기 위해 비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칼을 갈았다. 허경민은 이날을 포함해 시범경기 6경기에서 15타수 9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겨우내 흘린 땀을 증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오재원과 함께 허경민을 2번 타자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타격감만 올라오면 2번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생각해뒀던 카드가 마침 반짝거리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김 감독은 박건우와 허경민 조합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두 선수는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올겨울 두산의 고민 거리 하나를 빠르게 지워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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